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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가진 첫 TV토론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고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불법 이민자들을 미국에 들여왔고, 민주당에 투표하도록 시도하고 있다”며 “수백만명의 불법 이민자가 미국으로 들어왔고, 테러리스트와 마약사범 등 수많은 범죄자들도 함께 들어왔다. 이는 미국 경제에 큰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들은 이민자들을 미국에 보내면서 범죄율이 하락했는데, 그동안 미국에선 불법 이민자 유입으로 범죄율이 치솟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마약 유입 등을 문제 삼으면서 “범죄자들이 대낮부터 미국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건물을 점령하고 마을을 점령하고 있다. 미국의 범죄율은 사상 최악”이라며 불법 이민자들을 당장 추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며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에서는 아이티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먹는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실소했고, 뉴욕타임스(NYT)는 “온라인에서 떠도는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내 범죄가 증가했다는 주장에 대해 “성범죄, 경제사범 등 혐의로 기소된 범죄자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며 반격했다. 그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 국회의사당 난입 상태를 부추겼다며 범죄를 조장·방치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다만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과 관련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멕시코 국경에 대한 첫 국무 수행을 위해 과테말라를 방문했다가 “미국에 오지 말라”고 실언해 논란에 휩싸였던 만큼, 논란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파악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종 차별주의적 발언을 쏟아내는 등 분열을 야기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도 없다. 2020년 대선에서 8100만명이 그를 해고했는데,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서 모든 미국인들의 합의와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있다. 유혈사태를 일으키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우리는 (분열의) 과거로 돌아가선 안된다”며 통합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자리 관련 발언과 관련해 “많은 경제학자들이 이민자가 미국 노동령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 오히려 경제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민자 인구가 지난 3년 동안 창출된 일자리를 다 채울 정도로 많지도 않고, 대부분은 미국에 세금을 내고 있다. 다만 임금 상승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