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이북지역 멸종위기 44종 생존…1% 면적에 생물종 16% 서식

국립공원과 유사한 생물종 분포
보호가치 높은 지역…6개 경로는 생태계 훼손 중
환경부 "민북지역 생태계 보전대책 마련"
  • 등록 2021-06-17 오후 12:00:00

    수정 2021-06-17 오후 2:37:37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환경부는 민간인 통제선 이북지역(이하 ‘민북지역’)의 생물다양성 보전정책 수립에 활용하기 위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민북지역에서 실시한 ‘생태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민통선으로부터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까지 1133㎢를 조사한 결과 서식하는 생물종의 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44종을 포함해 총 4315종으로 확인됐다.

민북지역은 국토면적(10만413㎢)의 1.13%를 차지하고 있는데, 생물종 분포는 우리나라 전체 생물종(2만6814종)의 16.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 면적 당 생물종의 수는 보호지역인 국립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멸종위기 야생생물 44종 중 두루미 및 재두루미, 사향노루, 버들가지는 현재 민북지역에서만 서식하거나 또는 월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루미 및 재두루미는 전국에 국지적으로 분포했으나 현재는 민북지역(철원·연천·파주)에서 대부분(98%이상) 월동하고 있고, 사향노루도 1990년대까지는 지리산, 대암산 등에 서식했으나 현재는 양구, 화천 일대 등 민북지역에만 서식하고 있다.

환경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두루미와 Ⅱ급인 재두루미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으로 전 세계 생존개체수의 약 50%가 철원평야를 중심으로 연천, 파주를 월동지로 이용하고 있다”며 “이 지역은 먹이자원이 풍부한 농경지와 휴식지로 활용 가능한 하천, 저수지가 넓게 분포하여 최적의 서식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호가치가 높은 지역이지만,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등으로 개발 가능성이 높은 화천 고둔골 등 12개 생태계 우수 경로 중 6개 경로가 생태계 보호의 필요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됐다.

화천의 고둔골 경로는 사향노루와 산양의 서식지다. 하지만 백암산 일대 케이블카 등 인위적 교란이 증가하고 있다.

고성의 지경천 경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버들가지, 한둑중개, 물장군의 서식이 하천교란으로 위협을 받고 있고, 연천의 두현리 경로는 하상교란으로 인한 모래하천(사미천)의 훼손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천의 빙애 경로는 다양한 하천지형(사력퇴적지, 여울, 소)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가는돌고기, 꾸구리, 돌상어 등을 위해 인근 군남댐의 효율적인 댐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원의 성제산 경로는 이 지역 전술도로의 절개사면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분홍장구채(멸종Ⅱ급) 집단서식지가 훼손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홍정섭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민북지역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생태계 조사가 처음으로 이루어진 만큼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향후 관계부처, 지자체, 전문가 등과 협력해 민북지역에 대한 생태계 보전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제2차 비무장지대(DMZ) 및 민북지역 생태계 조사(2021~2026년)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통선 이북지역에서 확인된 멸종위기종/제공=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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