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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간의 사전예약 기간. 무려 109만대가 사전예약 물량으로 소진됐다. 오는 17일 글로벌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005930)의 올해 첫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의 초반 성적이다.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사전판매 중 최다 기록이다. 이중 울트라 모델이 60%의 비중을 차지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다.
삼성전자로부터 약 일주일간 ‘갤럭시S23’ 울트라·기본형 모델을 대여받아 사용해봤다. 사실 전작과 비교해 외형상 큰 차이점은 느껴지지 않았다. 기본·플러스(+) 모델에만 ‘컨투어컷’(후면카메라 주변을 사각형으로 감싼 형태) 디자인이 사라지고 울트라 모델과 같은 물방울형 카메라 디자인이 적용됐다는 점을 빼고는 거의 비슷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무서운 표현은 ‘큰 변화가 없다’는 문구다. 요새 출시된 스마트폰 면면을 보면 전작대비 큰 변화가 없던 제품들의 완성도가 높은 경우가 많았다. 혁신 대신 기기적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갤럭시S23’ 시리즈도 전작에서 문제가 됐던 문제(게이밍 성능 등)을 대폭 개선하며 완성도 자체를 높였다는 평가다.
전반적으로 손에 쥐었을 때 단단함이 느껴졌다. 과거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 채용됐던 ‘엣지’(디스플레이 가장자리가 둥근 디자인) 스타일보다 다소 평평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계승하는 ‘갤럭시S23’ 울트라 모델의 경우 여전히 엣지 스타일을 일부 고수하고 있지만 곡률을 다소 조정해 그립감이 좋아졌다.
‘갤럭시S23’의 가장 큰 특징은 카메라와 게이밍 성능이다. 카메라 성능은 ‘갤럭시폰’의 전통적인 강점으로 꼽히는데, 이번 ‘갤럭시S23’ 울트라 모델은 무려 2억 화소 카메라가 탑재됐다. 화소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그만큼 사진의 세부적인 표현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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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소 카메라는 사진을 확대했을 때 그 진가가 나타난다. 실제 카페 안에서 ‘갤럭시S23’ 울트라로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크롭해보니 피사체의 세부적인 모습까지 담을 수 있었다. 현재 쓰는 ‘갤럭시 노트10’의 사진과 비교해보니 차이가 상당했다. DSLR, 미러리스 카메라 등으로 사진을 취미로 하는 소비자라면 ‘서브 카메라’로 ‘갤럭시S23’ 울트라를 사용해도 될 정도다.
‘갤럭시S23’ 시리즈엔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8 2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탑재됐다. 갤럭시폰에 최적화된 AP인만큼 카메라, 게이밍 등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인공지능(AI) 기능부터 발열 관리 등까지 다양한 이점을 준다.
실제 ‘갤럭시S23’ 울트라로 사진을 찍어보니 빛이 적은 저조도 환경에서 밝은 사진을 찍게 하는 ‘나이토그래피’ 기능, 그리고 인물 촬영시 모공을 블러처리하고 눈썹을 강조하는 등의 이용자 편의적인 표현이 크게 체감됐다. 실생활에서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편하게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대표적인 고사양 게임인 ‘원신’을 약 20분간 돌려봤다. 과거 제품들이었다면 5분만 돌려도 뜨거울 정도로 발열이 심했다면, ‘갤럭시S23’ 울트라는 미지근한 정도에 그쳤다. 게임내 프레임도 만족스러웠다. 물론 최적화가 안된 일부 게임들의 경우엔 다소 프레임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좋은 성능을 보여줬다. 심각하게 ‘게이밍 기기’로 ‘갤럭시S23’ 울트라 구매를 고민할 정도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업계 사전예약 결과를 보면 색상은 전체적으로 팬텀 블랙, 크림, 그린, 라벤더의 순으로 인기가 좋았다. 이중 울트라 모델은 팬텀 블랙과 그린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갤럭시폰’에 대한 젊은 층의 선호도 확산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사전예약 구매자 중 30~40대 고객이 전체의 약 55%를 차지했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보다 우위를 다지기 위해선 30~40대 중심의 고객층을 20대까지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로선 보다 적극적인 MZ세대 대상 이미지 개선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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