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3세대’ 전략 세워야 … 정책지원이 관건”

민동준 연대 교수, 국회철강포럼 창립총회서 강연
‘韓철강 미래와 도전’ 주제, 정부·국회 중요성 강조
3세대 진입한 철강산업, 디지털 및 상생 변화 추진
환경이슈 대비해야, 다양한 정책적 접근 필요
  • 등록 2020-07-24 오후 3:03:05

    수정 2020-07-24 오후 3:03:05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철강업계도 ‘3세대’로의 진화를 위해 전략적 고민을 새로 해야 합니다. 이를 정부와 국회가 도와주지 않으면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것입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24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21대 국회철강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의 ‘한국철강산업의 미래와 도전’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민 교수는 “과거 1세대 철강산업은 강도 및 생산성 등이, 2세대는 가공·설비자동화 등이 중심이었다”며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3세대 철강산업은 제품·기술·환경 전문고도화, 인공지능(AI) 기반, 임계적 에너지 효율 등을 갖춰야 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철강산업의 경쟁 구도를 두고 ‘국가 대 국가의 전투’라고 표현했다. 민 교수는 “과거 어느 나라도 철강 생산량이 줄어든 적이 없었던만큼 철강산업은 국가의 기반”이라면서 “결국 글로벌 철강산업의 경쟁은 국가 대 국가의 전투나 마찬가지인만큼 정부도 철강산업을 국가의 근간으로 보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철강산업은 20년 주기로 돌아간다. 2012년 이후부터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시작되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과잉생산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철강산업은 최악의 상황에 내몰렸다. 현재 글로벌 철강산업의 과잉생산 규모는 약 7억t 수준으로 추산된다. 민 교수는 “7억t의 과잉생산은 결국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반도체 산업의 치킨게임 양상을 연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직면한 만큼 국내 철강산업은 미래를 위해 선제적인 체질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게 민 교수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전체적인 전략을 △사회적 △시장 △환경·신기후 △산업 등의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교수는 “우선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기업들이 당장 할 수 있는 게 매우 적다. 1960년대부터 국내 철강산업은 혁신을 통해 살아남았는데 앞으로는 기술에 더해 환경적인 혁신까지 노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이 같은 업체들의 변신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적 관점에서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3세대 철강산업에선 AI, 에너지 효율화 추진 등은 물론 중견업체들과 어떻게 상생을 해나갈 건지도 생각을 해야한다”며 “기업은 생존을 위해 자연스럽게 변화를 꾀할 수 밖에 없는데, 정부와 국회가 도와주지 않으면 변화의 속도는 상당히 더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환경 문제에 있어선 국내 철강업계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민 교수는 언급했다. 유럽연합(EU) 등에서 거론되던 탄소세가 21대 국회(더불어민주당 총선공약)에서 도입을 추진하는 등 제도적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민 교수는 “철강 생산을 위한 기본 에너지 단위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해당할 정도로 에너지 효율이 높다”며 “때문에 설비가 노후돼 에너지 효율이 낮은 유럽 등에 비해 우리나라는 향후 이산화탄소 등 에너지 저감 잠재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철강업계의 과잉생산을 주도하는 중국은 탄소세를 내지 않는데, 원가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중국과 비대칭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탄소국경세를 만드는 등의 다양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창립총회엔 국회철강포럼 공동대표인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미래통합당) 등 정계 관계자들은 물론 장인화 포스코 사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곽재선 KG동부제철 회장 등 철강협회 회장사들이 참석했다. 국회철강포럼은 총 21명으로 구성된 국회 유일 단일 산업 정책연구 모임이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국회철강포럼 창립총회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개최됐다. 민동준 연세대학교 교수가 ‘한국철강산업의 미래와 도전’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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