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최측근부터 메시까지...조세피난처 이용 흔적 드러나

  • 등록 2016-04-04 오후 2:56:20

    수정 2016-04-04 오후 2:56:2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 조세피난처에서 거액의 금융 거래를 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4일 국제탐사보도 언론인연합(ICIJ)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친구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긴과 그의 계좌를 관리하는 고루진 등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20억달러를 거래했다고 보도했다.

롤두긴은 푸틴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로 푸틴 대통령 장녀 마리아의 대부이기도 하다. 보도에 따르면 롤두긴은 다른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지급받고 이자를 챙겨온 페이퍼컴퍼니의 소유주로 나타났다. 특히 2009년부터 2010년 사이 약 9억5000만달러를 상환 능력이 없는 회사로 대출한 점을 들며 “경제활동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라며 돈세탁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며 엉터리”라며 보도에 대해 부정했다.

이번에 공개된 ICIJ의 자료에 따르면 푸틴 외에도 아이슬란드 총리인 시구문두르 귄릭손,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전·현직 국가지도자 12명과 그들의 친인척 61명, 고위정치인 및 관료 128명이 이 자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반부패를 내세워 온 지도자들 역시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울 주고 있다. 부패 척결을 내세웠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경우, 처남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2009년 2개의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전·현직 상무위원 8명의 가족도 페이퍼 컴퍼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인 외에도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 홍콩 배우 성룡 등도 조세피난처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가스타엔터프라이즈’라는 페이퍼 컴퍼니의 자료를 보면, 메시는 아버지인 호세 호라리오 메시가 실질 소유자로 등록돼 있다. ICIJ는 메시가 스페인검찰로부터 500만달러 탈세 혐의로 기소된 후, 감시의 눈을 피하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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