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1부는 주거침입미수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성범죄 전과 3범으로 강간상해죄로 7년형을 선고받고 2021년 6월 만기출소했다. 그는 출소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해 4월 어느 날 자정이 가까운 무렵, 자신의 집 부근 한 빌라에서 여성 혼자 살던 집에 사다리를 이용해 침입하려 했다.
그는 옥상에서 사다리를 이용해 집 창문을 열고 침입하려고 했으나 사다리가 흔들리면서 방충망을 붙잡은 채로 바닥에 떨어져 범행이 미수에 그쳤다. A씨가 떨어지는 소리에 주민들이 밖을 내다봤으나 A씨는 현장에 사다리와 방충망만 놓고 도망간 뒤였다.
피해 여성은 사건 이전에도 몇 차례 방충망이 열려있는 것을 발견한 적이 있었기에, 이번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같은 동네에 사는, 성범죄 전과자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한 후 지하주차장에 숨어있던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과거에도 여성 집에 침입해 강간을 한 전과가 있었다.
마을 주민들이 해당 건물 주변에 사다리가 있었던 적이 없다고 진술하자, 이번엔 “제가 보관하던 사다리를 도둑맞지 않기 위해 옥상에 옮겨뒀다가 가져오려 했다. 사다리 강도 테스트 차원에서 올라갔다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A씨와 변호인은 법정에서도 “주운 사다리가 사용할 수 잇는 상태인지 확인하기 위해 사다리에 올라갔다가 미끄러지면서 방충망을 잡고 떨어진 것일 뿐”이라며 지속적으로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A씨 측은 항소심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A씨 아내는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갔고, 피해자는 처벌불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2심 재판부는 “비록 A씨가 성폭력 범행에 이르지 않았고, 주거침입 범행 또한 미수에 그쳤으나 피해자의 주거의 평온이 헤쳐진 정도나 피해자가 느꼈을 불안감은 매우 크고 재범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2심에서 범행을 시인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했고 A씨 배우자는 피해자에게 더 이상 불안감을 주지 않기 위해 이사했다”며 이를 고려해 1심에 비해 형량을 감경했다. A씨가 상고를 포기함에 따라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