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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처음 담배를 시작한 건 군에 입대한 24살때다. 다른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며 쉴 때 혼자 가만있는 게 이상해 담배를 시작했다. 그뒤로 매일 매일 1갑에서 1갑 반씩 피웠다. 그래도 몸은 아픈 줄 몰랐기에 담배를 끊으라는 가족의 성화에도 끊을 수 없었다.
동네 병원을 찾으니 의사는 천식약을 줬다. 그는 천식인 줄만 알고 천식약과 담배를 병행했다. 그러다 2014년 TV 금연프로그램에 금연체험자로 참여하며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당장 담배부터 끊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몸은 나아지지 않았다. 병이 이미 진행돼 더 나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게 최선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후회스럽다고 했다. 허씨는 “그때 끊었더라면 이 정도는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허씨는 고향인 충북 계산으로 내려가 93세 아버지를 모시며 살고 있다. 40년을 가지고 다니던 담배 대신 주머니엔 기관지확장제를, 가방엔 산소통을 넣어 다닌다. 그는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자다가도 숨이 턱턱 막히고 한달에 2~3번은 응급실에 실려갑니다. 더 괴로운 것은 이 병은 낫지도 않고 평생 가는 고통이라는 겁니다. 저처럼 병에 걸리고 나서 끊지 마시고 끊을 수 있을 때 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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