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포스코 장인화, 회장 주재 첫 타운홀 연다…‘소통문화’ 조성

내달 1일 포항서 임직원 대상 타운홀
‘100일 현장 경영’ 후 내부 의견 청취
“리더 덕목은 공감”…‘덕장형’ 리더십
‘보수적’ 포스코그룹에 ‘변화의 바람’
  • 등록 2024-06-12 오후 3:10:47

    수정 2024-06-12 오후 7:07:32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역대 회장 중 처음으로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연다. 철강업 특성상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포스코그룹으로선 파격적인 시도다.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해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근무환경과 업무방식 혁신을 이루겠다는 장인화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장인화 회장은 내달 1일 경북 포항 포스코 본사에서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진행한다. 포스코는 2021년부터 사업부별로 경영진과 직원들이 대화를 나누는 타운홀 미팅을 진행해 왔으나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건 처음이다. 전임자인 최정우 전 회장도 6년여에 달하는 재임 기간 중 타운홀 미팅을 주재한 적은 없었다.

이번 타운홀은 장 회장이 올해 3월 취임과 동시에 착수한 ‘100일 현장 경영’을 이달 말 마무리한 직후 여는 것으로 직원들과 내부 점검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내달 그룹사 전체 조직개편과 맞물려 현장의 다양한 의견 청취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타운홀은 내부 행사로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는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6기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장 회장은 ‘100일 현장 경영’을 비롯해 직원들과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회장이 평소 밝힌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공감”이라는 경영 철학에 따른 것이다. 직원들이 느끼는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공감해야 현장에서 요구하는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장 회장의 지론이다.

실제 장 회장은 취임 첫 달인 3월 광양제철소 근무 직원들과 도시락 오찬 간담회 중 “반바지까지 복장 자율화를 허용해 달라”는 한 직원 요청을 즉시 반영해 시행한 바 있다. 당시 장 회장은 즉시 답하기 어려운 사안에는 피하지 않고 양해를 구하며 가감 없는 소통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선 장 회장 특유의 ‘덕장(德將)형 리더십’으로 경직되고 수직적인 포스코그룹 기업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고 평가한다. 30년 넘게 포스코에 몸담은 ‘철강맨’인 장 회장에게 직원들이 보내는 지지도 굳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임원 급여를 최대 20% 반납하고 주식 보상 제도를 폐지키로 하면서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은 것에 대한 진정성이 통했다는 평가다.

이번 타운홀을 계기로 포스코그룹 조직 문화 개선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불필요한 문서 업무(페이크워크)를 줄이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한편 직급 호칭을 개편하는 등 조직 혁신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철강 업계를 뛰어넘어 애플 등 세계적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 장 회장의 포부다.

장 회장은 사내 인터뷰에서 “업계 1, 2위를 다투는 것보다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굳건한 위치를 차지하는 세계 초일류 기업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하면서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강화, 조직체계 슬림화, 출신 배경과 관계없는 능력주의 인사 등을 단행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최근 철강업계는 직원들과의 소통을 대폭 강화하는 기조다.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는 이달 5일 창립 71주년을 앞두고 충남 당진제철소 기술연구소에서 첫 타운홀 미팅을 열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라는 회사 비전과 역할에 대한 임직원 의견을 청취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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