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2013 문화계 화두는 ‘봉테일’였다. 봉준호(44) 감독이 ‘문화계 최고의 파워인물’과 ‘히트메이커’로 꼽혔다. 올해를 빛낸 콘텐츠도 봉준호의 손에서 나왔다. 영화 ‘설국열차’가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등을 제치고 ‘최고의 문화상품’으로 지목됐다.
이데일리가 재창간 1주년을 맞아 ‘문화인에 물었다 2013 문화계는’이란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사장, 서경덕 한국홍보전문가, 장경익 뉴영화사업부 대표 등 제작자와 예술기관 대표, 교수 등 문화계 유명인사 60명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는 바로 지금에 놓여 있는 문화계 좌표를 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크게 인물과 콘텐츠로 나눴다. 2013년 문화계 파워인물과 히트메이커, 최고의 문화상품과 콘서트·뮤지컬·영화·출판·미술·방송·가요 등 7개 부문별 문화상품, 또 문화계 이슈와 전망 등에 대해 묻고 답했다.
봉준호는 친숙함과 기발함을 자유롭게 요리할 줄 안다. 한강에서 괴물이 산다(‘괴물’)는 엉뚱한 설정에서 보편적인 가족애를 끌어내고 ‘국민엄마’ 김혜자의 얼굴에 살기(‘마더’)를 들춘 게 그다. 여기에 특유의 섬세한 연출로 자신의 색을 완성했다. ‘살인의 추억’에서 시골형사 수첩에 농협마크가 달린 걸 주문했다는 것도 유명하다. “디테일이 전체를 구성해 나간다”는 게 봉준호의 연출 철학. 그는 이를 토대로 ‘설국열차’ 속 판타지와 계급문제를 자연스럽게 녹였다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