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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배달앱 업계와 라이더들간 노사 자율 협약이 체결됐다. 6개월 전 출범한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1기 배달: 위원장 이병훈 교수, 포럼)의 성과인데, 협약 당사자는 민주노총서비스연맹, 라이더유니온, 배달의민족, 요기요, 스파이더크래프트로 약 7만 5천 명에 이르는 배달라이더가 본 협약에 적용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합의문에는 안전배달료와 알고리즘을 통한 업무배분의 문제, 모든 라이더에게 노동조합을 결성할 권리를 보장하고 교섭의 주체로 존중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노조 측도 환영하고 있다.
언택트 시대 배달노동 문제해결 물꼬 터
6일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포럼’ 논의를 이끌어 온 이병훈 위원장(중앙대 교수)과 공익위원 권현지 교수(서울대학교), 박은정 교수(인제대학교)를 비롯해 협약 당사자인 노조 측 민주노총서비스연맹, 라이더유니온과 기업 측 배달의민족, 요기요, 스파이더크래프트가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조대엽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박홍근 의원, 고용노동부 임서정 차관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협약은 총 6개 장, 33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공정한 계약 ▲작업조건과 보상 ▲안전과 보건 ▲정보보호와 소통 등에 관한 배달라이더의 권익보호 방안을 구체적으로 담았고,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종합보험 등 배달라이더 안전망에 대한 제도 개선을 정부에 요청했다.
협약 이후 ‘플랫폼 포럼’은 ‘상설협의기구’로 전환해 본 협약의 이행을 점검하고 추가적인 현장 애로사항 등에 관한 노사 협의를 이어간다.
각계 각층의 노력 결실
포럼을 이끈 이병훈 위원장은 “협약을 통해 상생의 규범과 문화를 이뤄나가길 기대한다. 배달에서 시작해 다른 업종까지 큰 물결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조대엽 위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플랫폼 노동은 상징적이고도 복잡한 영역이다. 이 협약이 우리 시대의 세기를 열어가는 것이며, 사회적 대화가 바로 한국판 뉴딜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박홍근 의원은 “본 협약은 역사의 징표를 남겼다. 향후 다른 플랫폼 분야로의 확산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법과 제도로 안착될 수 있도록 국회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임서정 차관은 “본 협약은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시도이다. 포럼이 제안한 정책과제를 적극 검토하고 전국민고용보험과 산재보험도 고민하겠다. 다른 분야도 이러한 대화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위원장은 “배달산업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협약이다. 이 협약이 현장에서 살아 숨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대표는 “민간에서 노사가 자발적으로 플랫폼 노동에 대한 협약을 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여러 기업에서 일하는 플랫폼노동의 시대에는 종합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을 어떻게 같이 해결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협약이 실효성 있는 정책마련의 계기가 되길 바라며,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요기요(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박해웅 부사장은 향후 배달서비스 산업 생태계 관계자의 상호신뢰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파이더크래프트 문지영 대표는 “배달 산업에 대한 시야를 넓혀가는 과정이고, 이 자리를 통해 서로 알아가기를 바란다. 배달라이더의 삶의 환경을 알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최성진 대표는 “본 협약은 플랫폼 경제를 긍정하며, 산업의 성장과 플랫폼 노동과의 상생 방안을 구체적으로 담았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플랫폼 기업이 음성적 산업을 양성화하는 만큼, 플랫폼 노동종사자뿐만 아니라 입점업체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이 먼저 앞 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