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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형수와 조카를 만나는 김종삼(79)씨는 상봉 명단 회보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김씨가 받아든 조카의 명단이 6년여전 김씨가 개성공단에서 함께 일했던 북한 근로자 1명과 너무 비슷해서다. 김씨는 개성공단이 폐쇄 되기 전까지 북측 근로자 15명과 함께 목수로 일했다.
김씨는 “당시 50세 정도의 근로자 한명에게 부족한 양말과 콘크리트 못을 챙겨주곤 했었는데, 이번에 조카 명단을 받아보니 그이와 이름이 같고 나이도 비슷했다”고 말했다.
이기순(91)씨는 황해남도 옹진군에서 1·4 후퇴 당시 남쪽으로 내려오며 헤어졌던 아들을 70여년 만에 만난다. 당시 두살의 갓난아이였던 아들은 이제 70대가 됐다. 이씨는 “내 아들이 맞다면 북측에서 어디에 살았는지 하나만 물어봐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내 아들이라고 확인되면 ‘너도 술을 좋아하냐’고 묻고싶다”며 웃으며 말했다.
옷부터 화장품, 과자까지 여동생들에게 줄 선물을 다양하게 챙긴 김씨는 “동생들을 만나면 ‘고생 많이 했지’라며 울 것 같다”며 “이것저것 많이 주고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사전집결지인 속초를 떠나 금강산으로 향한 이산가족 상봉단은 이날 오후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2박 3일간의 상봉 일정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