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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이 알려지자 환자단체에서는 이들을 향해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92개 환자단체는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넉 달간의 의료공백 기간 동안 어떻게든 버티며 적응해 왔던 환자들에게 의료진의 연이은 집단휴진 결의는 절망적인 소식”이라며 “환자에게는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 제발 환자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해 왔지만, 누구도 환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아 참담한 심경”이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여기에 대학병원들의 뇌전증 전문 교수들로 구성된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도 집단휴진에 일침을 가하며 불참의 뜻을 내비쳤다. 협의체는 “의협의 단체 휴진 발표로 많은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이 혹시 처방전을 받지 못할까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은 갑자기 약물을 중단하면 사망률이 일반인의 50-100배로 높아진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환자들의 질병과 아픈 마음을 돌보아야 하는 의사들이 환자들을 겁주고 위기에 빠뜨리는 행동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며 “잘못이 없는 중증 환자들에게 피해와 고통을 주지 말고, 차라리 삭발하고 단식을 하면서 과거 민주화 투쟁과 같이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정부에 대항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5대 대형병원(가톨릭성모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삼성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소속 간호사들도 의대교수들의 집단휴진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먼저 서울대병원 간호본부는 최근 내부 간부 회의를 통해 17일 집단휴진으로 인한 수술·진료 일정 변경 업무를 보이콧하겠단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세브란스병원 소속 간호사들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나머지 3곳 간호사들도 조만간 ‘진료 변경 업무 불가’ 입장을 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