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이 한여름 아스팔트처럼 펄펄 끓는 와중에도 유독 겨울 삭풍 부는 곳들이 있다. 충남 당진시, 전남 목포시와 나주시, 무안군 그리고 경남 사천시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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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은 월간, 주간 단위로 전국 188곳 주요 시·도·군의 아파트매매가격지수를 조사해 공표하고 있다. 지난해 6월께부터 상승세를 보인 전국 아파트매매가격은 올해 1월 들어서도 매주 꾸준히 올라 셋째주 기준 0.81% 상승했다. 그럼에도 딱 5개 지역만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당진시는 이달 0.17%, 목포시와 나주시와 사천시는 각각 0.2% 하락했다. 사천시의 경우 1월 셋째주 0.09% 떨어졌는데, 이달 누적으로는 겨우 보합이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도 아파트값 하락이 컸다. 전국 아파트매매가격이 7.57% 오르는 동안 △당진 마이너스(-) 1.81% △목포 -2.53% △나주 -3.57% △무안 -5.97% △사천 -3.15% 떨어졌다. 다른 지역들의 상승에 이들 지역의 하락 체감도는 더 클 수밖에 없다.
사천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구축은 말할 것도 없고 신축 아파트까지 값이 떨어지고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보다 낮은 분양권 판매) 붙은 새 아파트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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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는 무안과 함께 남악신도시, 오룡지구의 신규택지 공급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두 도시에 끼어 있는 남악신도시와 오룡지구로 이주 수요가 생겨나 구도심 아파트값의 하락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아파트 분양·입주권은 올랐을텐데 아파트가격조사엔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나주는 빛가람동 광주전남혁신도시에서 과잉 공급이 일어났고, 사천은 KCC스위첸(1738가구)·서희스타힐스(418가구) 등 공급에 더해 우주항공산업 고용불안에 따른 지역경기 침체도 겪었다. 결국 수급불균형이 집값을 떨어뜨리는 시장원리가 그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국적으로 오르는 추세 속에 ‘나홀로’ 떨어지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공급 물량이 해소되면 전체 흐름을 타고 집값이 반등할 여지가 충분히 있고 일부 지역에선 낌새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