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전일(9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하반기 삼정KPMG의 대우조선 실사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실사조정액 3조1007억원’을 근거로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했다. 이 금액이 2015년 상반기 추가 부실로 반영돼야 할 잠재부실임에도 대우조선은 이를 반영하지 않아 분식회계를 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삼정KPMG는 스스로 작성한 실사보고서의 추정 손익계산서에도 실사조정액 3조1000억원을 2015년 상반기 손실로 반영하지는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이를 2015년 상반기 추가 부실로 보기는 힘든 점이 있다. 그렇다면 삼정KPMG가 회사가 제시한 재무제표를 검토해 추가로 늘어날 손실규모인 실사조정액 3조1000억원은 어디에 반영됐을까?
|
◇2015년 상반기 재무제표는 고정…2015 하반기 이후부터 손실로 추정
삼정KPMG는 실사결과 회사측이 제시한 재무제표보다 더 늘어날 실사조정액 3조1000억원은 영업손실과 영업외손실로 털어낼 손실액 3조5000억원과 토지 재평가를 통해 증가할 자기자본 4000억원이 포함돼 있다. 손실액 3조5000억원 중 2조 3000억원은 2015년 하반기 영업손실에, 나머지 1조 2000억원 가량은 2015년 하반기 영업외비용에 반영했고 나머지 300억원 가량은 2016년 이후 실적에 반영하고 있다. 토지 재평가로 늘어나는 자기자본은 2015년 하반기 재무상태표 상의 기타자본에 반영돼 있다. 이렇게 손실을 털어낸 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과 더하면서 실사보고서상의 ‘추정 손익계산서’와 ‘추정 재무상태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실사조정액 3.1조는 대부분 분식회계일까
삼정KPMG 실사보고서를 보면 2015년 하반기 2조1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반영해 2015년 한 해 동안 손실을 5조3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안진회계법인의 회계감사를 받고 올 3월에 공시된 대우조선의 2015 사업보고서상 재무제표에는 2015년 한 해 영업손실이 3조764억원으로 나와 있다. 삼정의 실사 결과와 안진의 감사 결과가 2조2000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한 해 동안 손실규모가 회계법인에 따라 이렇게 많이 차이가 난다니, 이 돈은 어디로 갔을까?
심 의원이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한 3조1000억원 안에는 이미 검찰 수사나 금감원 감리 중인 계약과 2015년 상·하반기에 반영했어야 할 계약, 앞으로 손실로 반영할 계약이 뒤섞여 있다. 다만 3조1000억원 대부분을 2015년 상반기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분식회계가 일어났다는 심 의원측 주장은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다. 수 조원 단위가 아니더라도 실사조정액 3조1000억원 중 일부가 2015년 상반기에 반영됐어야 했다면 이는 분식회계에 해당할 수 있다. 검찰은 현 경영진이 관리종목을 회피하기 위해 12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금액이 실사조정액의 일부일 가능성도 있다.
▶ 관련기사 ◀
☞ 대우조선 실사보고서에 3.1조 추가 부실이 나와 있다고?
☞ [단독]대우조선 2018년 현금부족액 4.5조…더 큰 위기 온다
☞ [대우조선 실사보고서 분석]②장밋빛 전망만 믿고..잘못뗀 구조조정 첫발
☞ [대우조선 실사보고서 분석]③`괴문서`라던 서별관회의 자료와 일치
☞ [대우조선 실사보고서 분석]④삼정 실사·삼일 검증에도 분식 몰랐다
☞ [대우조선 실사 그 후]②공개된 실사보고서가 전부는 아니다
☞ [대우조선 실사 그 후]③결과론?, 그래도 부인 못할 ‘장밋빛 전망’
☞ [대우조선 실사 그 후]④정부 “연 110억弗 수주전망, 당시엔 합리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