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후 분양시장 '양극화'…"옥석 가리기 시작됐다"

평균 청약경쟁률 8.75대 1…전달 비해 반토막 넘게 떨어져
부산·대구·세종 등 강세…경북·충남 등 청약자 미달 속출
  • 등록 2017-01-05 오전 10:55:16

    수정 2017-01-05 오전 10:55:16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지난해 11월 부동산 규제 강화 이후 분양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 여건이 좋거나 개발 여력이 남아 있는 지역은 여전히 수십대의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뚜렷한 호재가 없는 일부 지방에서는 전매 차익을 노린 투기수요가 사라지면서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다.

5일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가 금융결제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에서 3만 4122가구(임대, 뉴스테이 제외)가 일반에 공급됐으며 청약자 수는 총 30만 4147명으로 집계됐다. 12월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8.75대 1을 기록해 전달 20.77대 1과 비교하면 반토막도 넘게 떨어졌다.

부동산 대출 규제와 분양권 전매 제한 강화 등으로 건설사들이 연말 막바지 공급 물량을 쏟아냈지만 희비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입지가 좋은 서울과 부산 등 일부지역은 수요자들이 몰린 반면 경북과 충남 일부지역에선 청약 미달이 속출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평균 청약경쟁률이 89.37대 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산(33.73대1), 세종(31.41대1), 울산(15.70대1) 등의 순이었다. 반면 충남(0.98대1), 경북(0.87대1) 등은 공급 물량에 비해 청약자 수가 현저히 적었다.

전국에서 가장 청약경쟁률이 가장 낮은 아파트는 경북 경주에 위치한 ‘경주외동사랑으로부영1단지’와 ‘경주외동사랑으로부영2단지’로 각각 1780가구, 1450가구 공급에 청약자 수는 18명, 2명에 불과했다. 이어 △충북 진천 ‘진천2차지안스로가’ △경북 구미 ‘구미호반베르디움엘리트시티(A26)’ △경북 구미 ‘구미확장단지골드클래스2차(15BL)’ △전남 영암 ‘목포삼호대불산단중흥-S클래스리버티’ 등은 0.05대 1을 밑도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11·3 대책에서 조정지역으로 분류된 부산과 세종시는 평균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12월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사업지 중 3곳을 제외한 7곳이 조정 대상지역이다.

부산 바다 조망이 가능한 ‘남천 금호어울림 더 비치’는 102가구 일반분양에 1만 3433명이 몰려 평균 131.7대1을 기록했다. 지난달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아파트다. 이밖에도 부산에서는 동래구의 ‘e편한세상 동래명장 1단지’와 ‘e편한세상 동래명장 2단지’도 각각 평균 69.34대1, 42.28대1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종로구 무악2구역을 재개발한 ‘경희궁 롯데캐슬’이 평균 43.36대1로 높았으며, 경기도에서는 인기 택지지구로 자리잡은 남양주 다산진건지구의 ‘다산진건B5자연앤e편한세상2’가 평균 23.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조민이 리얼투데이 과장은 “부동산 규제 조정지역의 전매 제한 강화로 12월은 실수요자들이 만들어낸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며 “예전과 같이 투자 수요가 많을 수는 없지만 입지가 우수한 곳은 내집 마련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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