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박병엽, 팬택 살리려 투자유치 '올인'

팬택,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차기 경영진 체제
경영난에 박 부회장 역할 커져..자금유치 전념
  • 등록 2013-03-28 오후 3:52:32

    수정 2013-03-28 오후 3:52:32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타고난 승부사’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묘수를 꺼내들었다. 경영악화로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박 부회장 본인이 외부자금 유치에 발 벗고 나서기로 한 것이다.

팬택은 28일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이준우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하기로 했다. 이로써 팬택은 기존 박 부회장 대표이사 체제에서 박 부회장과 이준우 부사장이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맡는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박 부회장은 외부에서 투자자금 유치와 중장기 경영 구상에 집중하고, 이 부사장은 안살림을 전담하는 구조다.

팬택이 투톱 체제로 재편한 것은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난 극복을 위해 어느 때보다 박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팬택은 지난 2011년 말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하긴 했으나 아직 부분 자본잠식 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을 잘해 이익을 내면 되지만 이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체제로 굳어지면서 팬택 같은 3위 이하 제조사들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팬택은 지난해 7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지난 2007년 1254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5년만에 적자 늪에 빠졌다. 팬택측은 “기술력이나 상품력에서 팬택 제품은 뛰어나다고 자평하고 있으나 브랜드와 자금 조달력에선 삼성·애플에 비해 역부족”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정상적인 사업을 통해 단기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 결국 외부 자금을 수혈하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창업주이자 팬택의 또 다른 이름인 박 부회장이 직접 투자 유치에 나선 것. 회사측은 “외부자금 유치라는 큰 일을 하기 위해선 박 부회장이 바깥으로 뛰어다녀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경영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어진다”라며 “때문에 이준우 부사장에게 내부 살림을 맡겨 버리고 박 부회장이 투자유치에 올인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얼마 전 감자를 결의했고 두 번째 단계로 외부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라며 “이를 성공하면 부채 비율이 줄어드는 등 자금 상황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팬택이 경영진을 재편한 또 다른 이유는 박 부회장의 소신도 작용했다. 박 부회장은 평소에 경영 연속성 및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할 차세대 경영체제 구축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박 부회장은 지난 5~6년전부터 경영진 후보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했다. 이번에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 부사장은 이미 지난해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되면서 차기 경영자로서 착실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팬택은 이 부사장을 중심으로 문지욱 부사장(COO), 조준호 신규사업본부장 등으로 차세대 경영진을 꾸렸다.

박 부회장은 위기일 때마다 승부수를 던지는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곤 했다. 그는 지난 2011년 12월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팬택의 워크아웃 졸업을 이끌어 내는가 하면, 2009년에는 “만약 주주와 채권단 중 1%만 합병에 반대한다고 하면 회사를 떠나겠다”는 초강수를 두면서 기업개선중인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의 합병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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