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각 나라마다 대표적인 스니커즈 축제들이 있다. 스니커즈 마니아라면 한 번쯤 들어봤거나 가보고싶어 하는 글로벌 규모의 축제로, 매년 전 세계의 수집가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이런 축제들은 스니커헤드(스니커즈 수집가이자 마니아)들 뿐만 아니라 패션·신발 관련 개인 사업가들과 가수, 디자이너 등 예술가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축제와 비즈니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글로벌 스니커즈 리셀(재판매·resell) 시장은 지난해 20억달러(2조4600억원)에서 2025년 약 60억달러(7조4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도 최근 스니커즈 리셀 문화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와 결합해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국내 유일의 스니커즈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인 ‘스택하우스’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인 허유진(33) 대표가 해외 스니커즈 축제들을 벤치마킹해 2017년 창업했다. 국내 최초로 스니커즈 마니아들을 위한 오프라인 축제인 ‘스니커하우스’를 진행하고 있다.
스택하우스는 스니커즈 관련 스타트업으로는 처음으로 무신사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낸 곳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투자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만호 무신사 대표가 직접 스니커하우스를 방문해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니커하우스 행사는 개인 셀러들이 참여해 자신의 소장품 전시 및 다른 참가자들과 교환을 하는 등 오프라인 거래 장터를 기본으로 스니커 보관함, 스니커 클리닝 등 슈케어 브랜드들이 판매 할 수 있는 부스도 마련했다. 또한 게임과 가수들의 공연 등 문화적 체험공간을 제공했고 경품 이벤트도 진행했다. 국내 스니커 브랜드와 커스텀 브랜드들이 제품과 아트워크 전시도 진행해 볼거리를 더했다.
|
무신사는 스니커즈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만큼 스택하우스에 투자함으로써 회사의 정체성·전문성을 강화하고, 최근 시작한 스니커즈 리셀 사업의 경쟁력을 마련했다.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 수억원까지 거래되는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최근 네이버,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스택하우스는 무신사가 그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든든한 아군’인 셈이다.
양사는 국내 스니커하우스 축제 공동 개최부터 한정판 굿즈 제작, 해외 리셀 시장 진출까지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허 대표는 무신사의 조직·영향력에 스택하우스의 개성·사업성이 더해지면 ‘K스니커즈 문화’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스니커즈 팬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스니커 관련 축제를 찾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허 대표는 “음식으로 치면 ‘미국의 햄버거·타코’, ‘한국의 국밥’ 맛을 모두 아는 스택하우스가 K스니커즈 문화를 가장 잘 맛있게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면서 “미국, 동남아시아 등 스니커즈 산업 관계자들과의 돈독한 친분이나 무신사와의 강력한 협업으로 스택하우스를 더욱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