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호 무신사 대표가 찜한 ‘스택하우스’는 어떤 곳?

국내 최초·유일의 스니커즈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무신사,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론칭 이어 투자 결정
2017년부터 스니커즈 마니아 위한 축제 ‘스니커하우스’ 개최
무신사×스택하우스, 대기업과 경쟁에서 문화적 우위 선점 기대
  • 등록 2020-08-03 오전 11:30:00

    수정 2020-08-03 오전 11:30:00

조만호 무신사 대표.(일러스트=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미국의 ‘컴플렉스콘’(COMPLEX CON)과 ‘스니커콘’(SNEAKER CON), 유럽의 ‘스니커네스’(SNEAKERNESS), 말레이시아의 ‘스니커라’(SNEAKER LAH), 중국의 ‘요후드’(YOHOOD), 일본의 ‘아트모스 콘’(ATMOS CON)….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각 나라마다 대표적인 스니커즈 축제들이 있다. 스니커즈 마니아라면 한 번쯤 들어봤거나 가보고싶어 하는 글로벌 규모의 축제로, 매년 전 세계의 수집가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이런 축제들은 스니커헤드(스니커즈 수집가이자 마니아)들 뿐만 아니라 패션·신발 관련 개인 사업가들과 가수, 디자이너 등 예술가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축제와 비즈니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글로벌 스니커즈 리셀(재판매·resell) 시장은 지난해 20억달러(2조4600억원)에서 2025년 약 60억달러(7조4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도 최근 스니커즈 리셀 문화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와 결합해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국내 유일의 스니커즈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인 ‘스택하우스’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인 허유진(33) 대표가 해외 스니커즈 축제들을 벤치마킹해 2017년 창업했다. 국내 최초로 스니커즈 마니아들을 위한 오프라인 축제인 ‘스니커하우스’를 진행하고 있다.

스택하우스는 스니커즈 관련 스타트업으로는 처음으로 무신사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낸 곳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투자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만호 무신사 대표가 직접 스니커하우스를 방문해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니커하우스 행사는 개인 셀러들이 참여해 자신의 소장품 전시 및 다른 참가자들과 교환을 하는 등 오프라인 거래 장터를 기본으로 스니커 보관함, 스니커 클리닝 등 슈케어 브랜드들이 판매 할 수 있는 부스도 마련했다. 또한 게임과 가수들의 공연 등 문화적 체험공간을 제공했고 경품 이벤트도 진행했다. 국내 스니커 브랜드와 커스텀 브랜드들이 제품과 아트워크 전시도 진행해 볼거리를 더했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자신이 리셀러임을 숨기는 ‘샤이 리셀러’들이 많은 탓에 리셀 문화가 주로 온라인 사이트나 소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스택하우스가 스니커하우스라는 오프라인 축제의 장을 마련하니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2017년 12월 스니커하우스 1회 행사에는 300명(티켓 한정판매) 가량이 참여했다. 그러던 것이 2018년 5월 두 번째 행사에서 1000명, 2018년 CJ ENM 후원으로 열린 세 번째 행사에서는 3000명, 지난해 7월 열린 네 번째 행사에는 약 5000여 명이 몰렸다.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스택하우스 본사에서 허유진 대표가 신발을 들고 자세를 취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허 대표는 “지난해 7월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네 번째 스니커하우스 행사가 가장 큰 규모였다. 무신사, 나이키 코리아 관계자 등 스니커즈 업계 관계자는 물론 배우 이동건, 래퍼 행주 등 셀럽들과 스니커즈 문화에 관심이 많은 일반 관람객들까지 모두 모여 컨벤션 수준의 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스니커하우스 행사 이외에 지난해부터 시작한 유튜브 채널 ‘스니커 온라인 하우스 라이브’는 현재 구독자가 1만7500여 명 수준이다. 라이브를 진행하면 동시 접속 시청자는 400~500여 명에 달한다. 허 대표가 직접 출연해 자신의 에어 조던 시리즈 수집 이야기, 스니커즈 코디법 등을 이야기한다. 홈쇼핑 개념으로 한정판 신발이나 굿즈 등 제품도 판매하고 있는데 관련 매출이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올랐다.

무신사는 스니커즈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만큼 스택하우스에 투자함으로써 회사의 정체성·전문성을 강화하고, 최근 시작한 스니커즈 리셀 사업의 경쟁력을 마련했다.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 수억원까지 거래되는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최근 네이버,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스택하우스는 무신사가 그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든든한 아군’인 셈이다.

양사는 국내 스니커하우스 축제 공동 개최부터 한정판 굿즈 제작, 해외 리셀 시장 진출까지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허 대표는 무신사의 조직·영향력에 스택하우스의 개성·사업성이 더해지면 ‘K스니커즈 문화’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스니커즈 팬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스니커 관련 축제를 찾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허 대표는 “음식으로 치면 ‘미국의 햄버거·타코’, ‘한국의 국밥’ 맛을 모두 아는 스택하우스가 K스니커즈 문화를 가장 잘 맛있게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면서 “미국, 동남아시아 등 스니커즈 산업 관계자들과의 돈독한 친분이나 무신사와의 강력한 협업으로 스택하우스를 더욱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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