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10월 기준 첫 감소…예금엔 56조원 뭉칫돈 몰려

한국은행 2022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
가계대출 0.6조 줄어, 10월 기준 첫 감소
기업대출 13.7조원 증가, 역대 최대폭↑
수신금리 오르자 정기 예금 '머니무브'
  • 등록 2022-11-09 오후 12:00:00

    수정 2022-11-09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6000억원 감소하면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10월 기준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기업대출은 회사채 시장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레고랜드발(發) 유동성 경색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13조7000억원 증가해 10월 기준 역대 최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0월 역대 두번째 빅스텝을 단행하는 등 잇단 금리인상에 수신금리도 오르면서 저축성정기예금엔 56조원 이상의 돈이 몰려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9일 한은이 발표한 ‘2022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가 9월 대비 소폭 늘면서 총 6000억원 감소했다. 9월(-1조3000억원)에 비해 감소폭이 줄긴했지만,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10월 기준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1년 전엔 은행권 가계대출이 5조2000억원 증가한 바 있다.

주담대는 10월중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은 2000억원 증가에 그치면서 지난 8월(9000억원), 9월(6000억원)에 비해 취급액이 점차 줄고 있지만 집단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집단대출 증가한 원인은 이미 분양 혹은 입주할 물량이 결정된 실수요 자금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9000억원 감소해 10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감소 흐름을 보였다. 기타대출 감소폭은 9월(-2조1000억원)에 비해 줄었지만 8월 이후 석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대출금리 상승과 1억원 대출자를 대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7월 이후 적용되는 등 규제가 이어진 영향이다.

반면 은행권 기업대출은 올 1월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10월에도 13조7000억원 증가했다. 10월 기준 기업대출 규모 중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폭 증가세다. 대기업 대출이 9조3000억원 늘면서 10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 증가한 영향이 컸다. 회사채 시장 위축이 이어진 가운데 9월말 이후 번진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 사태에 금융시장 전반의 유동성 경색이 심화되며 은행 대출 활용 수요가 더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회사채는 3조2000억원 가량이나 순상환돼 연초 이후 5조4000억원 순상환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출 역시 운전자금 수요 지속, 부가가치세 납부 등 계절요인으로 4조4000억원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는 1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한편 10월중 은행 수신은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6조8000억원 늘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이 저축성예금으로의 자금이동,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기업 및 가계 자금이 유출되며 44조2000억원 줄었지만 정기예금은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유입으로 56조2000억원 증가한 영향이다. 정기예금 증가폭도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4조4000억원 늘면서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머니마켓펀드(MMF)가 분기말 계절요인 해소, 국고 여유자금 유입 등으로 증가 등으로 6조4000억원 증가했고, 기타펀드(3000억원) 및 주식형펀드(3조1000억원)가 늘어난 영향이다. 채권형펀드는 4조7000억원 줄면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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