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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6일 ‘환율 변동이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환율이 상품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원·달러 환율의 변동과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통화의 환율 변동으로 나눠서 분석했다.
2000년~2021년을 분석한 결과 원화가치의 하락은 단기간(1년 누적)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모두 줄였지만 수입금액의 감소 폭이 더 컸다.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품의 가격 하락은 조정을 거치는 동안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수입 물량은 줄어든 결과다. 반면 중기적으로는(2년 누적) 수출 물량이 늘어 달러 기준 수출금액이 점진적으로 늘어났고, 수입금액의 감소세는 둔화했다.
달러 가치가 다른 모든 통화 대비 상승하는 경우 단기적으로는 수출입물량을 크게 줄여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이 모두 감소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각 국가의 자국통화 기준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입 물량이 줄어들어서다. 이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수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글로벌 달러화 강세는 수출 둔화 등을 통해 무역적자 확대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달러 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입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보면, 킹달러 현상이 나타난 올 2~3분기 원·달러 환율의 변동은 무역수지 적자 폭을 20억달러 줄였다는 분석이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변동하지 않았다면 무역적자가 20억달러 더 확대됐을 거란 의미다.
다만 중기적으로 봤을 때 이 기간 환율변동의 오는 2024년 2분기까지의 무역수지에 대한 누적 영향은 68억달러 흑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위원은 “환율 변동이 무역수지 불균형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외환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한 환율이 외환시장의 수급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결정되도록 용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에 취약한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정책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원화거래 활성화를 위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국제교역이 대부분 달러화로 결제되는 경우 환율 변동의 수출에 대한 단기적 영향이 미미해 무역 불균형 조정이 제한된다”며 “거시건전성 강화와 금융 및 외환시장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국제교역에 원화 사용이 활성화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