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된 매각에서 엘디에스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잔금 납입을 하지 못하면서 현진 매각은 불발로 끝났다. 결국 서울회생법원과 매각주관사 한영회계법인은 매각 방식을 공개 매각으로 바꿨고 지난 9일 디에이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디에이건설은 에버빌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아파트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법정관리를 졸업한 건설업체는 현진뿐만이 아니다. 올해만 삼부토건(001470), STX건설, 경남기업 등 중견 건설업체들이 법정관리를 마쳤다. 이들 모두 인수자와 공조해 업계에 복귀하기 위한 복안을 구상중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인수된 업체들의 경쟁력과 새 주인들의 자본이 결합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STX건설은 부동산 컨설팅 전문회사인 코리아리츠가 인수했다. STX건설은 코리아리츠가 진행 중이던 여러 사업들을 도맡으면서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일명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큰 시련을 겪었던 경남기업은 다수의 건설사를 거느린 SM(삼라마이다스)그룹의 손에 들어갔다. 토목공사에 강점을 갖춘 경남기업은 아파트 브랜드 ‘아너스빌’도 보유하고 있다. SM그룹 측에서는 토목과 주택 사업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며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시장복귀가 녹록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을 펼치는 데다 SOC 예산이 감축되면서 공공부문 일감도 줄어드는 추세기 때문이다. 해외 발주시장에 산재한 불확실성도 고민거리다. 건설 시장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서도 SM그룹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들을 집어삼키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삼라건설(현 우방건설)에서 출발한 SM그룹의 ‘건설사 수집’은 지난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주택 부문에 강점을 가진 SM그룹이 토목, 항만 건설에 일가견 있는 건설사들을 사들이면서 종합 건설사로서 도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