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바뀐 알톤스포츠, 소비 위축에 나홀로 ‘눈물’

메르스 여파 자전거 업황 위축
경영진 바뀐 알톤, 메르스발 소비위축에 무리한 할인 영향
고가 자전거·새 라인업 갖춘 삼천리·참좋은레져 선방
  • 등록 2015-11-05 오후 2:09:23

    수정 2015-11-05 오후 2:09:23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주인이 바뀐 알톤스포츠(123750)가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자전거 시장 성수기인 4~10월 실적이 고꾸라졌다. 반면 업계 1위 삼천리자전거(024950)참좋은레져(094850)는 완만한 매출 상승세를 이어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알톤스포츠는 올 3분기 매출이 1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억원 가량 줄었다. 영업손실도 5억원으로 전년 동기 31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2분기 역시 매출(270억→224억)과 영업이익(50억→7억) 모두 지난해 대비 급하락했다.

알톤스포츠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이(자료-금감원, 단위-억원)
겉으로 드러나는 이유는 지난 5월 전국을 강타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다. 3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환자(5월20일)와 사망자(6월1일)가 발생한 뒤 5월과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각각 0.3%, 3.4% 감소했다.

여기에 더해 경영진의 판단 착오가 있었다. 자전거 시장 성수기가 시작될 찰나 메르스 광풍이 불어닥치자 매출 급감을 우려, 30~40% 가량의 할인판매를 조기에 시행했다.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이 이 영향이다.

알톤스포츠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언제 진정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대처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라며 “메르스가 감염될 확률이 낮은 개인 운동인 자전거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고 말했다. 알톤스포츠는 지난 2월 이녹스(088390)에 인수돼 본사를 이전하는 등 조직 안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알톤스포츠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터줏대감 삼천리자전거와 참좋은레져는 선방했다. 삼천리자전거는 3분기 359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1.37% 매출이 늘었고 영업이익도 5.89% 늘어난 57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목표치보다 7~8% 미달했지만 매출 상승세는 유지할 수 있었다.

삼천리자전거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이(자료-금감원, 단위-억원)
삼천리자전거의 경우 굳건한 유통망이 있었던 점이 과열경쟁인 자전거 시장에서 메르스 악재를 견딜 수 있는 비결로 꼽힌다. 삼천리자전거는 전국 1400개의 대리점을 구축해 알톤스포츠의 배가 넘는 대리점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아팔란치아 등 고급 자전거 전략으로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2010~2014년 사이 삼천리자전거의 ASP 상승률은 35.7%로 23.4%의 알톤스포츠를 앞선다. 고급 자전거가 팔리면서 생활형 자전거 라이더족들이 구매하지 않았던 헬멧, 의류 등 주변용품 판매도 늘었다.

김태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자전거 시장은 제조업보다는 유통업 성격이 더 강해 유통채널이 굳건한 삼천리자전거는 실적이 유지됐다”며 “삼천리자전거는 고가 라인업을 3배 이상 확장하면서 ASP를 7% 이상 올렸고 꾸준한 TV 광고를 통해 고가 자전거족까지 흡수, 주변용품 판매까지 연결했다”고 분석했다.

올 상반기까지 침체였던 참좋은레져는 적자 나는 라인업을 정리하고 8월 들어 신제품을 론칭하면서 3분기 매출 신장을 자전거 사업부가 이끌어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참좋은레져의 3분기 자전거 사업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여행사업부 포함 영업이익은 40억원에서 30억원으로 감소했다.

참좋은레져 자전거 사업부 매출액 추이(자료-금감원, 단위-억원)
업계 관계자는 “알톤스포츠가 인수되면서 변경된 경영진이 과도기에 처했다. 외부의 약한 충격에도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내년 상반기 성수기에 만회를 할지, 할인판매로 인한 대리점 재고 리스크에 다시 부진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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