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마사회 경마 기수후보생 모집공고에 따르면 응모자격에 ‘신장 168cm 이하’라고 명시하고 있어 ‘루저’ 기준으로 삼고 있다. 키 작은 사람이 아닌 키 큰 사람을 차별하고 있는 경마 기수의 세계에서 키가 168㎝를 넘는 장신은 진입 조차 허용이 안 되는 ‘루저’다.
이같은 배경은 ‘부담 중량’이란 제도 때문. ‘부담 중량’이란 특정경주에서 경주마가 짊어져야 하는 총 무게. 부담 중량은 기수 몸무게와 안장·모포 등 장구 무게가 포함돼 키가 크고 체중이 많이 나가면 부담 중량을 맞추기가 어렵다.
현역 기수들에게 신장제한은 없지만 기수가 된 뒤에도 단신이 유리하다.
기수들의 경주성적을 분석하면 신장과 성적의 역비례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울경마공원 현역 기수 가운데 최단신 10명의 2009년 평균 승수는 28.2승으로 최장신 10명의 16.9승보다 월등하게 많았다.
최장신(167.6㎝)인 H선수는 현재까지 승수가 없다. 장신이라는 ‘약점’에도 투지와 노력으로 극복한 사례도 없지 않다. P기수에 이어 차세대 ‘리딩자키’로 부상한 M기수(162.7㎝)는 현역기수 중 여덟번째로 키가 크지만 지난해 연간 최다승(128승)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에도 낙마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다승 선두를 질주했다.
P기수와 M기수의 사례는 노력하는 자 앞에서 키는 숫자일 뿐이며 키에 관계없이 누구나 ‘위너(winner’)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