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2원 이상 내리면서 1300원대에서 하락 전환해 마감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인덱스가 104선으로 하락하면서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한데다가 국민연금 환헤지 등의 경계감이 나타나면서 환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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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05.4원)대비 2.5원 하락한 1302.9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 상승을 따라 전일 대비 5.1원 오른 1310.5원에 시작해 1311.9원까지 올랐지만 곧이어 상승폭을 점차 줄이더니 오전 10시 이전 하락 전환했다. 환율이 하락 마감한 것은 14일 이후 3거래일 만이다.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104선에서 하락하는 중이다. 지난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매파적인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발언을 모두 소화한 뒤 유로화 강세 등에 밀린 것으로 보인다. 현지시간 이날 오전 2시 40분께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370포인트 떨어진 104.461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위안화도 강세 흐름을 보였다.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전일 대비 0.12% 하락한(위안화 강세) 6.97위안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코로나19 봉쇄 정책 완화로 경기 반등, 확진자 급증 등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뒤섞인 가운데서도 위안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은 전일 대비 0.06% 절상 고시(위안화 가치 상승)를 하기도 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아시아 통화 강세에 따라 원화도 오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네고나 결제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달러 매도 물량 주체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환헤지 수요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줬단 분석도 나온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16일 열린 제6차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환헤지 비율을 현행 0%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10%까지 한시적으로 상향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경우 10% 환헤지 정책이 환차손 부담을 낮춰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영향이 얼마나 큰가에 대해선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민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일시적으로 환헤지 한도를 늘린 것은 이미 물량이 소화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 만으로 갑자기 환율 쏟아지게 만들 재료가 되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증시는 하락했지만 낙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가 240억원 순매도하고 개인도 팔면서 0.33% 내렸다.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이 330억원 팔면서 0.03%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코스닥 지수 모두 3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이다.
한편,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83억9100만달러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