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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행 삼광글라스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간 삼광글라스의 영업 방식이 잘못됐었다”며 “밀폐용기 시장은 포화상태가 아닌데 적극적인 영업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유리 밀폐용기가 비닐 봉지나 플라스틱 밀폐용기 시장을 대체해 연 1000억 수준 시장으로 키우겠다”며 “삼광글라스도 3년내 5000억원까지 매출을 높일 것”이라고 목표를 제시했다. 삼광글라스는 지난해 2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중 글라스락 매출은 971억원으로 3분의 1 수준이다.
◇“MS 80%? 키울 여지 많다”
삼광글라스에 따르면 삼광글라스의 밀폐용기 브랜드 ‘글라스락’은 유리 밀폐용기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사실상 시장의 대부분을 글라스락이 가져간 셈이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10년 동안 290만 세트를 판매했는데 그래서 자만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유리 밀폐용기 시장의 성장을 확신하는 단편적인 이유는 냉장고다. 대부분의 가전 제품이 작아지는 추세인데 TV와 냉장고만 커지고 있다. 심지어 2대 이상의 냉장고를 갖추는 집도 늘어난다. 냉장고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밀폐용기 시장 역시 확대된다는 것이다.
중국 등 해외 시장도 정비한다. 이 대표는 그간 1개였던 수출팀을 4팀까지 늘렸다. 85개국에 글라스락이 유통되고 있지만 이 대표의 시선은 아직 글라스락이 선보이지 않은 130여개국을 향한다.
제품 유통방식을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과거 제품을 원하는 현지 업자에게 유통했던 것과 달리 지난해 말부터 직접 유통 방식을 꾀하고 있다. 실제 중국에서는 현지 업체를 한 곳만 모두 남기고 정리했다. 중국 내 온라인 판매는 현지 법인을 설립해 직접 챙기기로 했다. 올 연말 코스트코를 통해 캠페인성 판매를 앞두고 있는 북미 시장 역시 공략 대상이다.
이 대표는 “중국에서 얻은 수익은 전부 마케팅 비용으로 재투자해 판매 법인을 키울 것”이라며 “현지 사업 정리로 올 매출이 하락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매출이 줄어드는 부분은 다른 시장을 적극 개척해 보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락앤락과 삼광글라스는 국내 밀폐용기 업계의 두 거인이다. 락앤락은 플라스틱 밀폐용기 부문에서, 삼광글라스는 유리 밀폐용기 부문에서 각각 힘을 내고 있다.
판매 영역이 겹치는 만큼 분쟁도 많다. 플라스틱 용기의 환경 호르몬 유무 여부는 두 회사가 날을 세워 대립하는 이슈다. 허위 과장 광고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정을 받은 전례도 있고 상표권으로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도행 대표는 “락앤락은 벤치마킹을 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회사”라고 전제하며 “실은 삼광글라스와 락앤락이 가는 길은 전혀 다르다”고 앞으로의 분쟁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락앤락은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리테일 비즈니스를 노리는 회사”라며 “삼광글라스는 공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리테일 전문으로 갈 수 없다”고 못박았다.
삼광글라스는 글라스락이라는 밀폐용기 제품 생산 이전에 캔과 병을 주류·음료·제약사에 납품하며 성장한 회사다. 음료나 주류, 약제를 담는 병이나 캔 등을 납품하고 있다. 글라스락 역시 이런 유리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특화한 유리 밀폐용기 브랜드다.
그는 “락앤락이든 코맥스(036690)산업이든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밀폐용기 시장을 키울 궁리를 한다면 싸울 필요도 없다”며 “오히려 파이렉스(fyrex), 앵커(anchor), 루미낙(lumilnarc) 등 해외 브랜드가 우리의 경쟁 상대”라고 꼽았다.
한편 이도행 대표는 지난 3월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1984년 고려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삼광글라스 계열의 OCI(010060)에 입사해 2006년부터 중국 절강 DC화공유한공사 총경리를 맡은 중국통이다. 2009년부터는 삼광글라스에 합류해 경영기획팀과 생활용품사업부, 경영전략본부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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