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 대고 코푼 한은 "증권사 RP매입 '0'"…1일물 RP금리 3% 밑으로 안정

RP 6조 매입 신호만으로도 ''정책 효과'' 발휘
은행 유동성, 증권사 RP매입으로 이동
한은 "RP매각 28조서 10월 18조로 줄여…은행 유동성 풍부"
1일물 RP금리 2.91%로 하락…사흘째 3% 미만
  • 등록 2022-11-04 오후 2:44:38

    수정 2022-11-04 오후 2:44:38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달 27일 증권사를 대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6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안을 발표했지만 일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매입 요청 건수는 ‘0건’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의 주된 자금 조달 창구인 1일물 RP 시장에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있는 영향이다. 1일물 RP금리가 2.91%로 내려가는 등 사흘 간 기준금리 3%를 하회하고 있다. 한은은 돈 한 푼 안 쓰고 시장 안정 효과를 달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출처: 예탁결제원)
한은은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증권사, 한국증권금융 등 한은 RP매매 대상기관을 상대로 총 6조원(잔액 기준) 수준으로 14일물 RP를 매입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증권사 등 금융회사가 요구할 경우 RP 매입을 시행키로 했으나 RP매입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요구하는 증권사는 없었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일물 RP금리는 지난 달 25일 3.25%까지 오른 후 27일 3.07%로 떨어졌다. 31일엔 3.09%까지 올라 다시 오르는 듯 했으나 이달 2일 2.93%, 3일 2.92%, 4일 2.91%로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1일물 짜리가 기준금리 3%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그 만큼 증권사의 단기 자금 시장이 숨통을 트였다는 방증이다.

증권사 입장에선 1일물 RP를 기준금리보다 낮게 발행해도 자금 조달이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한은한테 2주(14일물)짜리 RP를 사달라고 요구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특히 한은이 매입하는 RP금리는 입찰 최저금리를 준거금리로 해 여기에 10~20bp(1bp=0.01%포인트)를 더 보태야 해 자금 조달 비용이 더 올라간다.

한은 관계자는 “증권사는 매일 포지션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만기가 최대한 짧은 것을 선호하는데 현재 1일물 RP 시장이 잘 돌아가고 있다”며 “1일물 RP금리가 2.9%로 기준금리보다 낮아 굳이 높은 금리를 줘가면서 한은에 RP매입을 요청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한은 입장에서는 돈을 들이지 않고 정책 효과를 얻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1일물 RP를 받아주고 있는 곳은 은행권이다. 한은은 9월 RP를 28조원 매도해 자금을 흡수했으나 10월엔 이 규모를 18조원으로 줄여 자금 흡수를 덜 하면서 은행권 자금은 풍부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은행권은 신용경색 우려 등으로 증권사에 자금을 공급하길 꺼려왔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RP매입 등으로 직접적으로 증권사에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하자 은행권이 증권사에 자금 공급을 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은행 입장에선 한은에 자금이 흡수(RP매도 등)되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이자를 받고 증권사에 자금을 공급하는 게 남는 장사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은행이 경쟁적으로 증권사 1일물 RP를 매입하면서 1일물 RP금리가 3% 밑으로 내려가게 됐다. 한은 입장에선 손 안 대고 코 풀게 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자금 경색이 생기면 1차적으로 (RP매각 규모 축소 등으로) 은행권에 자금을 풍족하게 공급을 해주고 이렇게 유동성을 주는 데도 비은행 등에 자금을 공급하지 않으니 2단계로 증권사 등에 직접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한 것”이라며 “그랬더니 은행권이 알아서 증권사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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