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신한·우리금융지주 이사 연임 반대 권고”
23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ISS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업체 ISS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신한금융 이사 선임(기타 비상무이사)을 비롯해 임기 만료를 앞둔 박안순, 변양호, 성재호, 이윤재, 최경록, 허용학 등 6명의 사외이사의 연임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인 성재호, 이윤재 이사의 선임에 대해서도 반대를 권고했다.
ISS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업체로 회원사만 1900여 개에 달한다. 기관투자자들은 자문업체들의 판단을 참고해 주주총회에서 의견을 행사한다.
ISS가 신한금융 이사들의 연임에 반대한 것은 조용병 회장을 둘러싼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법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해 지배구조의 위험을 키웠다는 것이다. ISS는 “(이사들은) 유죄 판결에도 조 회장을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지 못했다”며 “(이사들의)연임 반대를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세계 2위 의결권 자문업체 글래스루이스는 신한금융의 사내·외 이사 연임건에 찬성을 권고해 입장이 달랐다. 글래스루이스는 지난해에도 조 회장의 연임에 찬성하기도 했다. 조 회장의 1심 판결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만큼, 문제가 일부 해소된 것으로 본 것이다.
글래스루이스는 “회사의 법적 소송이나 당국 제재들이 주주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현재 진행 중인 건들로 (주총 안건에) 반대해야 한다고 보진 않는다. 향후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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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우리금융의 안건에 대해서도 다른 입장을 보였다. ISS는 우리금융의 사내·외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ISS는 이원덕(사내이사), 노성태, 박상용, 전지평, 장동우 등 5명의 이사 연임을 비롯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정찬형 사외이사의 선임 건, 노성태·장동우 사외이사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반면 글래스루이스는 지난해 손 회장의 연임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낸 데 이어 올해 역시 사내·외 이사의 연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다만 글래스루이스는 현 이사회가 남성 으로만 구성된 점을 지적하며 2022년 8월부터는 최소한 여성 이사 한 명이 있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세계 1·2위 의결권 자문업체들의 의견이 갈린 만큼, 이번 주 열리는 주총에서 주주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의결권 자문시장에서 ISS의 점유율은 60%, 글래스루이스의 점유율은 40% 수준이다. 특히 외국인 주주들은 의결권 자문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현재 신한금융의 경우 외국인 주주 비중이 59.7% 우리금융은 25.7% 수준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ISS가 의결권 권고 기준을 기계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고, 지난해에도 ISS가 반대 권고를 냈지만 결국 조 회장과 손 회장이 무리 없이 연임에 성공했다”면서도 “반대 권고가 나올 수록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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