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는 승부조작·조교사는 정보유출' 조폭 낀 조직적 경마비리 적발

檢 기수·조교사·불법마주·조직폭력배 등 39명 기소
조교사·말 관리사는 정보 흘리고 기수는 승부조작
  • 등록 2016-06-22 오후 2:01:31

    수정 2016-06-22 오후 2:01:31

2번 기수(노란모자)가 출발 후 일부러 고삐를 당겨 출발을 늦추고 있다. (사진제공 = 서울중앙지검)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사설경마도박업체가 연계된 대규모 경마비리가 적발됐다. 돈에 눈이 먼 기수들은 승부를 조작했고 조교사와 말 관리사들은 경주마의 정보를 사설경마 도박꾼에게 흘렸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이용일)는 기수·조교사·말 관리사 등 경마관계자와 사설경마운영자, 조직폭력배, 불법마주 등 39명을 한국마사회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중 15명은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제주경마장 전·현직 기수 6명은 2010~2011년까지 사설경마운영자 등으로부터 1억원을 받고 모두 18경기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대부분 마권 구매자들은 복승식(1·2등으로 도착할 것에 예상되는 말에 배팅하는 방법)을 선호한다. 경기당 10필의 경주마가 출전하지만 우승권에 근접한 말은 통상 3~4필에 불과하다. 우승권에 근접한 말 1~2필을 고의로 늦게 들어오게 할 수 있다면 승률이 매우 높아진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기수들은 출발 전 말을 긴장시켜 스타트를 늦게 하거나, 경주중에는 고의로 고삐를 당겨 말의 진로를 방해하는 방식 등을 동원해 자신의 말이 3등 이후로 들어오도록 조작했다.

과천 경마장에서는 경주마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조교사와 말 관리사가 돈을 받고 사설경마참가자 등에게 정보를 흘려주다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의 경마비리가 적발된 것은 처음이다.

조교사 A씨는 사설경마를 하는 마주 B씨와 말을 공동 소유한 뒤 경주 상금을 나누기로 하고 자신이 관리하는 30필의 상태를 B씨에게 알려주다 구속 기소됐다. A씨는 2014년 조교사협회가 뽑은 ‘최고 조교사’, 지난해에는 ‘다승 조교사상’을 받았음에도 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20억대 상습도박에 빠진 말 관리사 C씨는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B씨, 안마시술소 운영자, 오락실 운영자 등에게 말의 상태 등을 미리 알려주고 약 36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조직폭력배가 낀 사설경마조직은 2013년 4월부터 경기도 일산 소재 고급아파트를 사무실로 운영하며 약 30여개 사설경마센터에 운영프로그램을 공급하다가 적발됐다. 이들 계좌에서 확인된 돈만 230억원에 달한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동안 대전과 천안 등지에서 도박자 800여명, 판돈 120억원 규모의 사설경마장을 운영한 D씨도 구속 기소됐다. 한국마사회 실시간 경주 동영상을 몰래 찍어 D씨 등 사설경마장 운영자에게 돈을 받고 넘긴 대전 신미주파 조직원도 함께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한국마사회가 경마비리의 심각성을 공감해 ‘공정경마 3.0’ 추진계획을 수립·시행하는 계기가 됐다”며 “사설경마 범죄수익에 대한 철저한 환수조치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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