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검찰 조사에서 과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이 함께 골프를 쳤던 상황과 장소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키맨’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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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건네준 불법 대선자금 등에 대해 검찰에 진술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몰랐을 리 없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지난 2015년 1월 9박11일 일정의 호주·뉴질랜드 출장 때 이 대표(당시 성남시장)와 김 전 처장 등과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와 나, 김문기씨가 함께 카트를 탔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앞서 지난달 24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이 대표가) 김문기를 몰라? (나랑) 셋이 호주에서 같이 골프 치고 카트까지 타고 다녔으면서”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한 방송사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자인 김 전 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는 등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있다. 유 전 본부장의 이같은 진술은 이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은 지난달 18일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며 시작됐다. 이 대표 측은 이 자리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2차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2일이다.
검찰은 이 대표의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발언이 당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과 관계자 진술 등을 통해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부터 김 전 처장과 교류해온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공소장에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2009년 6월부터 알고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해외 출장을 다녔다는 등의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또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 당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대한 용도변경 특혜 의혹을 두고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당시 성남시가 국토부로부터 용도변경 요청을 받은 적이 없고 성남시의 자체 판단이었다고 보고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방명록을 작성한 뒤 떠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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