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의 물결은 상당 부분 진정됐고 이집트 정부 역시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사회를 안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국제사회는 30여 년간 독재정권을 지속해 온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 대한 심판과 향후 권력 구도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 무바라크家, 은닉 재산 의혹..UAE 망명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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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해외 은행권에 맡겨둔 무바라크 일가의 재산이 20억~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며, 일각에서는 그들의 은닉 재산이 700억달러에 이른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아들인 가말은 이집트 최대 투자은행인 EFG-헤르메스와 함께 정치적 영향력을 이용해 석유와 철강, 시멘트 등 주요 상품 거래에 있어 막대한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가말과 은행 측 모두 이에 대해 부인했지만 국민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UAE는 그간 다수의 망명 정치인을 받아들인 전례가 있는데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망명설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 포스트 무바라크는 누구?..무사 총장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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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는 무사 총장이다. 그는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의 수장으로, 대중의 정서를 잘 꿰뚫고 있으며 민주화에 대한 감각 또한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대내외적으로 대통령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사미 에난 참모총장 등 군부를 대표하는 세력들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 민주화 열기, 주변 아랍국가로 번져 이집트를 휘감았던 민주화 물결은 이제 주변 중동국가들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들 국가는 이집트와 마찬가지로 수십 년간 독재정권이 유지되고 있는데다 극심한 실업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사흘째 계속되고 있으며 기습적인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바레인에서는 정부의 폭력 진압으로 희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외에 요르단과 수단, 리비아 등에서도 시위가 예정돼 있으며 에너지 부국으로 이들 국가보다 경제 사정이 나은 사우디와 카타르 등에서도 민주화 세력들의 집회가 잇따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신들은 이집트의 성공적 민주혁명을 계기로 독재와 생활고에 지친 아랍인들의 민주화 시위가 도미노처럼 계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