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지표금리 전환기…능동적으로 변화 받아들여야"

한은·자본연, KOFR 활성화 위한 공동 컨퍼런스
"신용위험 포함 CD금리 여전히 준거 금리로 사용"
"지표금리 전환 과정 시간·노력 요구되지만 헤쳐나가야"
  • 등록 2024-08-28 오후 2:00:00

    수정 2024-08-28 오후 3:57:53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내 무위험지표금리(KOFR·코파)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국제적인 기준에 맞추고 금융거래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선 현재 금융시장 핵심 지표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대신 KOFR를 준거 금리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국내 무위험지표금리(KOFR) 활성화를 위한 주요과제 및 향후 추진방향’ 정책 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 총재는 28일 한국은행과 자본시장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국내 무위험지표금리(KOFR) 활성화를 위한 주요과제 및 향후 추진방향 정책 컨퍼런스’의 개회사를 통해 “KOFR가 우리나라 금융거래의 표준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KOFR은 국채·통안증권을 담보로 하는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금리를 사용해 산출한 우리나라의 무위험지표금리(RFR)다. 국제 파생거래 등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던 리보(LIBOR)가 지난 2012년 6월 호가담합 사건을 계기로 신뢰성을 잃자 주요 선진국에선 RFR을 개발해 준거 금리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9년 6월에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지표금리 개선 추진단을 출범시켜 2021년 11부터 KOFR를 정식 공시하고 있다.

이 총재는 “CD금리가 실거래 부진 등으로 지표금리로서 적절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파생상품 거래 등의 준거금리로 관행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파생상품시장의 주요 거래상대방인 외국 금융사에서 아직까지는 이러한 국내 관행을 불가피하게 수용하는 분위기이나 신용위험이 포함된 CD금리가 국제적인 추세와 달리 계속 사용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점차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지표금리 전환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됐으며 그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다”면서 “국내에서도 KOFR 연계 파생상품과 현물 시장에 대한 거래 관행을 마련하고 제도 및 시스템을 구축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정책당국과 시장참가자들이 풀어나가야 할 많은 난제들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준거 금리를 KOFR로 바꾸는 것은 ‘가야 할 길’이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피할 수 없을 때가 오기 전에 미리 변화해라”(Change before you have to)는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인용하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우리 앞에 놓인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헤쳐나가려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KOFR 활성화에 공을 들였다. 지난 6월에도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에 참석해 “단기금융시장에서 실거래 기반 무위험 지표금리가 준거금리로 정착되면 관련 파생상품시장의 활성화뿐 아니라 통화정책 파급경로의 유효성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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