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라도 제대로" 고물가에 외식업계, 프리미엄 전략 승부수

CJ푸드빌 빕스, 특화매장 전환율 90%
아워홈, 푸드코트 고급화로 컨세션 사업 성장세
분식·치킨·버거 등 프리미엄 메뉴 공략
차별화한 미식 제공 방점 고급화 선택 아닌 필수
  • 등록 2022-09-26 오후 1:46:30

    수정 2022-09-26 오후 1:46:30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외식업계가 고급화(프리미엄) 전략으로 소비자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고물가에 대충 식사를 때우는 ‘짠테크족’이 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찾는 수요도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리뉴얼 오픈한 빕스 제주점. (사진=CJ푸드빌)
26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빕스는 전국 매장 27개 중 24개(약 90%)를 특화 매장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말 기준(70%) 대비 특화 매장 비중은 20%포인트 증가했다.

CJ푸드빌이 빕스 특화 매장 전환에 나선 것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코로나19로 외식사업이 위축되면서 지난 2019년 기준 빕스 매장은 41개에 달했지만 코로나19 이후 27개로 축소됐다.

이에 빕스 브랜드 정통성을 살리면서도 프리미엄 요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브랜드 리뉴얼에 나섰다. 샐러드바는 ‘고메 컬렉션’ 아래 씨푸드, 파스타, BBQ 등 품목별 구역을 다양화했다. 프리미엄 매장의 평일 점심 이용료는 1인 3만5900원으로 같은 시간대 기존 매장 이용료(3만1900원)와 4000원 차이가 난다.

특화 매장 매출 증가세도 뚜렷하다. 지난 5~6월 빕스 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빕스의 선전에 힘입어 CJ푸드빌은 지난해 영업이익 41억원을 달성, 2014년 이후 7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아워홈은 공항, 병원, 휴게소 등의 컨세션 사업의 프리미엄화를 추진 중이다. 기존 푸드코트 이미지를 탈피해 맛집 편집숍 개념의 고급 ‘셀렉트 다이닝’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식이다. 아워홈은 총 10개 사업장에서 푸드엠파이어, 푸디움, 한식미담길 등의 컨세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아워홈에 따르면 엔데믹과 함께 여행 수요 회복에 힘입어 컨세션 사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일반 김밥과 달리 한입 크기로 먹을 수 있는 스쿨푸드의 ‘마리’ 시리즈. (사진=스쿨푸드)
프리미엄 분식 프랜차이즈 스쿨푸드는 식자재 본연의 맛을 강조한 ‘마리’를 내세워 김밥의 프리미엄화를 주도하고 있다. 마리에 들어가는 식자재는 도정일 14일 이내의 ‘신동진 쌀’과 화학제품이 들지 않은 장흥의 청정 해역에서 양식한 친환경 유기농 김이 사용된다. 스쿨푸드에 따르면 마리 메뉴는 월 평균 판매량은 70만줄에 달한다.

치킨 업계도 다양한 신메뉴 개발을 통해 브랜드 프리미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인수한 교촌치킨은 지난 1일 맥아 대체재를 섞지 않고 유럽산 프리미엄 맥아 100%만을 사용해 보리 곡물의 향긋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수제맥주 ‘1991라거’를 선보이며 치맥의 고급화에 나섰다.

교촌이 만든 수제 맥주는 독일 정통 양조 공법으로 만든 뮌헨식 라거 맥주로 교촌치킨 가맹점 전용으로 단독 개발됐다. 기존 교촌치킨의 치킨 메뉴와 푸드 페어링에도 조화를 이뤄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브랜드 최초로 수제 소고기 버거인 그릴드비프버거를 출시했다. 신제품은 패티 주문 즉시 고온의 그릴에서 눌러 굽는 정통 수제버거 조리법인 ‘스매쉬드’ 방식으로 조리해 수제 버거로서의 특징을 살렸다. 맘스터치는 버거의 프리미엄화를 위해 그릴드비프버거 외에도 다양한 콘셉트의 비프버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가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는 것은 치열한 외식 사업 경쟁 속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미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고물가 시기에도 스몰 럭셔리, 하이엔드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은 지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기지만 외식 업계 프리미엄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가치 소비 등의 성향을 보이는 고객 수요가 여전히 높은 만큼 가성비에 차별화되고 특색있는 메뉴로 새로움을 주기 위한 외식업계의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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