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가 산업단지(이하 산단) 출범 6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열었다. 60주년을 계기로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던 산업 거점 산단을 청년이 찾아 머물고픈 산업·문화 융합 공간으로 재창조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서울 구로구 지타워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단지의 날 6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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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서울디지털산단이 있는 서울 구로구 지타워 컨벤션센터에서 산업단지의 날 6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전국 산단 기업인·근로자 5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진행했다.
정부는 산업화 초기인 1960년대 제조업 사업장을 집약해 시너지를 내고자 1964년 9월14일 수출산업공업단지 개발조성법을 제정하고 구로수출공업단지(현 서울디지털산단)를 1호 공업단지로 지정하며 산단의 출발을 알렸다. 이후 1960년대는 경공업, 1970~1980년대는 중화학공업, 1990년대는 첨단·지식기반산업의 거점으로서 성장해 왔다. 현재 전국엔 12만개 기업 200만여 근로자가 일하는 1300여 산단이 있다. 국내 전체 제조업 생산의 60.6%, 수출의 65.1%, 고용의 47.9%를 맡고 있다. 올해 기념식이 열린 서울디지털단지도 막 출범한 1964년 수출 규모가 1억달러에 그쳤으나 올해는 그 7000배인 7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안 장관은 이 자리에서 입주기업 대표와 1980년대 구로공단에서 일했던 여성 근로자를 만나 감사를 전하고, 청년 근로자의 목소리도 들었다. 또 산단을 기반으로 국가·지역경제에 이바지한 유공자 175명을 포상했다. 이날 최고 영예인 동탑산업훈장은 장갑차와 이동형 병원차량을 만드는 광주광역시 빛그린 국가산단 소재 중소기업 ㈜코비코의 조광철 대표이사가 수상했다.
|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 조감도. (사진=산업통상자원부·문화체육관광부·국토교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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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은 현재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등 국가 차원의 첨단·전략산업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적잖은 비수도권 산단이 산업 트렌드 변화와 함께 노후화하고, 청년 구직난 속에서도 산단 입주 기업이 일할 청년을 찾지 못하는 구인난을 겪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정부는 이 같은 산단과 산단 입주기업의 어려움을 개선하고자 기념식 직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문화를 담은 산단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중 3곳, 2027년까지 총 10곳을 선정해 해당 산단을 상징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핫 플레이스’가 될 랜드마크를 짓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각 부처에서 진행 중인 단순한 경관 및 정주 여건 개선 노력을 넘어 범정부 차원의 재정 집중 지원과 규제 해소를 통해 청년이 찾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그림이다.
안 장관은 “60년 전 허허벌판에서 시작해 오늘날 한강의 기적을 만든 곳”이라며 “앞으로 이곳을 첨단·신산업의 거점이자 청년이 찾아 머물고 싶은 산업·문화 융합 공간으로 재창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상훈 산단공 이사장도 “산단이 더 젊고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변모하는 중”이라며 “일·삶터가 유기적으로 이어진 산단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계우 한국산업단지경영자협의회장은 “대한민국 경제성장은 기업인과 근로자의 땀방울과 정부의 노력으로 일군 유례 없는 기적”이라며 “앞으로도 혁신과 창의의 허브로 진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