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성비 아닌 시성비…소비자 시간을 잡아라"

[K커머스서밋]한다혜 서울대 박사
"실패로 낭비 싫어…마케팅도 시간에 주목"
"도파밍 중요한 소비자, 숏폼 재미부터 줘야"
  • 등록 2024-07-18 오후 12:03:41

    수정 2024-07-18 오후 12:03:41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2024년 소비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로 주목한 것은 시간입니다. 이른바 ‘분초사회’에서 분초를 다퉈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지는데 단순히 빨리빨리 살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시간 밀도를 응축적으로 높이고 실패를 극도로 꺼려 하는 ‘시성비’가 중요해집니다.”

‘트렌드코리아’ 시리즈의 공동 저자인 한다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박사)은 18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K-커머스 서밋 2024’에서 진행한 ‘인공지능(AI) 시대의 소비자 마음을 읽는 마케팅’을 주제로 강연했다. 한 박사는 이 강연에서 “돈만큼 시간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트렌드코리아’ 시리즈의 공동 저자인 한다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박사)이 18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이데일리 K-커머스 서밋 2024에서 ‘AI시대의 소비자 마음을 읽는 마케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돈만큼 중요해진 시간”…대세 된 시성비

한 박사는 “예전엔 1000원을 아끼려 많은 시간을 들였지만 최근 1~2년 새 1000원 아끼려고 10분, 20분 투자하는 것을 아깝게 여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여행도 어디 갈지보다 얼마나 가깝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지 중요하게 생기는 ‘마이크로케이션’ 현상이 나타난다”고 판단했다. 젊은 층에서 일본이 인기 여행지로 떠오른 배경엔 엔저 영향뿐 아니라 시성비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박사는 이어 “실패로 낭비되는 시간이 아깝다보니 보수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CJ CGV(079160)의 영화 관람 데이터에서 영화가 개봉한 후 10일 이내 봤지만 최근 이 기간이 5일 더 연장됐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최소 2시간 동안 영화관에 앉아 있어야 하는데 시간을 투자할 만한지 답 내리기 전까지 영화관에 가지 않는 것”이라며 “MZ세대는 위시리스트로 선물하는 것이 당연해진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봤다.

이 때문에 소비자 시간에 주목하는 마케팅이 뜨고 있는 상황이다. △위성항공을 활용해 초정밀 버스 시간을 알려주는 카카오맵 △환전 시간을 줄여주는 마케팅으로 소구하는 트래블카드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한 박사는 “시간을 줄이는 것만큼 (플랫폼에서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며 “컬리는 소비자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전문 사용자를 모집해 컬리 제품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주는 라운지를 운영한다”고 전했다.

메가 트렌드는 ‘평균 실종’

올해 또 다른 트렌드로는 도파밍과 디토 소비가 꼽혔다. 한 박사는 도파밍 흐름과 관련해 “소비자가 재밌다고 느끼는 그 무언가가 달라졌다”며 “콘텐츠시장에서 숏폼이 대세로 떠올랐는데 ‘기승전-재미’가 아니라 재미를 준 후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배스킨라빈스가 지난 3월 AI NPD와 협업한 아이스크림을 첫 출시했을 때 반응이 좋았지만 두 번째 구글 AI 모델과 활용했을 땐 그 효과가 줄었다는 것을 예시로 들었다.

디토 소비와 관련해 한 박사는 “선택지 많은 시대엔 스스로 선택하기보다 선택 피로도를 줄여주는 추종 소비 경향이 강해진다”며 사람과 콘텐츠, 커머스 큐레이션 등 크게 세 가지를 따라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트렌드코리아 첫 번째 키워드였던 ‘평균 실종’은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리라는 것이 한 박사의 주장이다. 그는 “불경기 저성장 시대, 지갑이 얇아지지만 소비 수준을 유지하고 싶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원하는 것만 핵심적으로 집중해 투자하려는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꾸준히 오래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나오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보니 8인분 컵라면, 초대형 크림빵 등 엣지 있고 말도 안 되는 상품이 반짝 인기를 얻는 등 초초단기 베스트셀러가 된 후 빠지는 형식의 마케팅이 일상화한다”며 “타깃에 특화한 뉴디맨드 전략, 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트렌드코리아’ 시리즈의 공동 저자인 한다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박사)이 18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이데일리 K-커머스 서밋 2024에서 ‘AI시대의 소비자 마음을 읽는 마케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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