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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어제는 날도 추워서 손님도 없고 매출도 없고 한숨 푹 쉬면서 CCTV를 확인했다. 보자마자 한숨만 나오더라”라며 “난장판이 됐다. 안내문도 붙여놓고 화면에 이용 매뉴얼이 나와서 손쉽게 따라 하게 만들었는데 한국 사람들은 잘 안 보고 안 읽는 것 같다”고 적었다.
CCTV 속 카페 바닥은 누군가가 잔뜩 흘린 얼음으로 어지럽혀진 상태였다. CCTV를 살펴본 A씨는 한 초등학생 이 컵을 대지 않고 제빙기 레버를 돌려 얼음이 바닥에 쏟아지는 장면을 확인했다.
이어 “전화했으면 저 학생은 음료를 이용할 수 있게 대응 가능했지만, 황급히 자리를 뜨더라. 맥 빠지는 순간이었다”며 “어차피 저 학생은 음료값을 지불했고 나는 노동 값이라 생각하고 청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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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앞서 얼음을 쏟았던 초등학생이 1시간 30분쯤 뒤 매장에 다시 방문해 남기고 간 것이었다. 학생은 CCTV를 향해 고개를 숙인 뒤 종이를 봐달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A씨는 “그 쪽지를 보고선 3년 동안 영업하면서 지쳐왔던 제 마음을 싹 보상받는 느낌이었다”며 “학생은 자기가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성의로 1000원을 끼워놨다. 이런 초등학생 아이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감동을 받아보긴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또 “1000원은 지갑 속에 고이고이 넣어놔야겠다”며 “다행히 구매 이력이 남아서 학생에게 연락할 방법이 있다. 이 학생의 마음은 잘 받았고, 이제 받은 걸 돌려줘야겠다. 언제까지 영업하게 될진 모르겠으나, 이 학생에게는 영업을 접는 날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