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뻔한 고비 넘겼다"…한라산서 정신 잃은 등산객 구한 경찰관

  • 등록 2024-09-23 오후 3:25:00

    수정 2024-09-23 오후 3:25:0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한라산 등반을 하다 건강 상태가 악화한 30대 관광객이 휴일에 산에 오른 경찰관의 응급조치로 위기를 넘겼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3일 제주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대정파출소 소속 마라도치안센터에서 근무하는 김주업 경위는 지난 13일 오전 11시 휴일을 맞아 한라산을 등반하던 중 백록담 정상 부근에서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30대 여성 A씨를 발견했다.

제주에 홀로 여행을 온 A씨는 이날 등반 줌 폭염으로 인해 탈진, 30분 이상 방치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를 발견한 50대 등산객이 119에 신고를 했지만, 구조대를 기다리는 동안 A씨는 저체온증에 의한 쇼크가 왔고 그의 상황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경위는 A씨에게 다가가 갖고 있던 상비약 ‘식염 포도당’ 등을 복용하도록 하는 한편 손발을 주무르며 의식을 잃지 않도록 조치했다. 또 비상용 은박 담요를 덮어주며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이후 김 경위는 119구조대 요청으로 삼각봉 대피소 인근 헬기 착륙장까지 약 30분간 A씨를 둘러업고 하산했다.

다행히 119구조대에 인계했을 때 A씨는 체온이 조금 올라 안정을 되찾은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제주경찰청 홈페이지 갈무리)
건강을 되찾은 A씨는 지난 17일 제주경찰청 홈페이지 ‘칭찬 한마디’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A씨는 “구급헬기 선착장까지 내려가야 하는 상황에 의식이 반 이상 없어진 저를 어깨에 둘러업고서 내려가시면서 경찰관님도 힘드셨을 텐데도 계속 저의 상태를 확인하시며 체온을 올려 주시려 노력하셨다”며 “의식이 돌아온 저는 경찰님께 연신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다시 정상을 오르셨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119구급대원은 당시 제게 ‘심정지 전 증상이었고 정말 천운이었다’고 말해줬다”며 “혼자 올라간 한라산 산행 중 죽을뻔한 고비를 경찰관님 덕분에 살아 내려와 정말 어떠한 말로도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살면서 여러 우여곡절이 많아 사람에 대한 회의감과 불신이 가득했던 저에게 다시 한번 삶의 기회를 주시고 경찰에 대한 믿음과 존경심을 갖게 해 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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