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졸업해도 바로 개원 못 한다…‘진료 면허·자격’ 도입

복지부 의료체계 독립적 진료 역량 담보 미흡
추가 논의 통해 면허 또는 자격제도 검토 중
  • 등록 2024-08-20 오후 2:59:45

    수정 2024-08-20 오후 7:23:21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정부가 의사의 ‘진료 면허·자격’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에서 “의료법 제정 당시의 면허 체계가 이어져 왔고, 독립적 진료 역량을 담보하는 데 미흡했다”며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현행 의료인 양성체계는 의대를 졸업하고 국가시험에 합격하면 곧바로 의사 면허를 받는다. 의사 면허가 있으면 수련의·전공의를 거치지 않고도 일반의로 독립 진료를 할 수 있다. 의사 면허를 받은 해에 바로 일반의로 근무를 시작한 비율이 2013년 약 12%에서 2021년 약 16%로 높아졌다. 별도 수련 과정 없이 의사가 되자마자 바로 진료를 시작한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반면 영국에서는 의사들이 의사 면허와 별도로 진료 면허도 따야 한다. 캐나다에서도 졸업 후 2년간의 교육을 거쳐야 면허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복지부는 임상 수련 강화와 연계해 진료면허(가칭) 도입을 검토키로 한 것이다.

강슬기 복지부 의료인력혁신과장은 “환자의 안전을 고려했을 때 6년간 의대 교육 과정만 이수하고 바로 독립적으로 개원하거나 진료할 경우 환자 안전이 우려된다는 말을 의료계에서도 많이 해왔다”며 “과거에 2011년쯤부터 대한의학회나 한국의학교육평가원 등에서도 수련 제도와 연계해 진료면허 도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줬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진료 면허가 도입되면 수련 기간만 더 길어져 전공의들이 타격을 받을 거라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슬기 과장은 “변호사도 합격 후 6개월간은 수임을 제한하는 부분을 고려했을 때 의사도 독립 진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진료 면허를 두고 대한의사협회에서 비판하는데 정부는 수련 혁신이나 투자 강화를 통해 수련다운 수련이 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사례를 봐도 의대 졸업 후 추가 수련을 마친 뒤 독립 진료 자격·면허를 따야 개원도 하고, 의료기관에 채용도 된다”며 “수련을 거쳤을 때 독립 진료 역량을 갖추게 하는 목표 아래 교육 기간이나 프로그램을 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의료사고 안전망을 확보하고자 의료사고에 관한 설명을 법제화하는 등 환자와 의료진의 소통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에서 환자와 의료진의 소통을 촉진하기 위한 지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 의료원에서는 ‘의료사고 소통법’(disclosure law)을 도입 후 월평균 소송 건수가 2.13건에서 0.75건으로 줄었다. 소송 관련 평균 비용도 16만 7000달러에서 8만 1000달러로 줄었다.

강준 의료개혁총괄과장은 “단순히 의료사고에 관해 설명하라는 의무를 부여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환자들이 더 쉽게 사고의 실체를 이해할 수 있을지 등 분쟁 해결 과정의 신뢰도를 높이는 체계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분쟁조정제도를 전면 손질한다. 강준 과장은 “환자 대변인 신설을 통해 환자 조력을 강화하고, 불복 절차 신설 등으로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의료사고 배상보험(민간)과 공제(공공)를 확충하고, 불가항력 분만사고 보상을 현실화하는 한편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통해 형사 특례도 법제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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