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바닥' 인천 이음카드…유정복, 원점서 재검토하나

인천시, 캐시백 10% 유지 예산 부족해
올해 국비지원 줄어 지자체 부담 커져
유정복 당선인, 운영방식 변화 예고해
지역사회 10% 유지 두고 입장차 보여
  • 등록 2022-06-08 오후 2:30:48

    수정 2022-06-08 오후 2:41:08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정부의 국비 감액으로 올해 인천시 이음카드 캐시백 예산이 줄면서 이음카드의 운영방식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현행대로 캐시백 10%를 유지하기 위해선 예산확보가 필수적인데 올해 정부에서 국비 지원을 대폭 삭감하면서 인천시가 자체적으로 재원을 추가해야 할 상황이다. 인천시장이 박남춘 현 시장에서 유정복 국민의힘 당선인으로 바뀌면서 이음카드 정책에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부족한 예산을 확보해 현행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원점에서 사업을 재검토할지 지역 경제와 시민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이음카드(사진=이데일리DB)
8일 지역 경제계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내달 1일 유정복 당선으로 인천시장이 바뀌면서 인천 이음카드 운영 정책에 큰 변화가 일 전망이다. 유 당선인은 선거 기간 이음카드의 혜택 범위를 넓히겠다고 공약했지만 캐시백 10% 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향을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유 당선인은 “캐시백 10% 유지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이음카드) 운영 방식이 최적인가를 판단할 여지가 있다”며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다. 그는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최적의 방안인지 찾아야 한다”고 말해 이음카드 존속 여부까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음카드는 박남춘 현 인천시장의 지침에 따라 올해 말까지 캐시백 10% 지급 비율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음카드 캐시백은 시민 1명당 매달 50만원까지 이음카드 결제액의 10%(최대 5만원)를 돌려주는 것이다. 인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전자식 지역화폐인 이음카드는 인천시가 캐시백 지급으로 소비를 늘리고 소상공인에게 카드 결제 수수료 절감 혜택을 제공해 지역경제 선순환을 위해 지난 2020년부터 도입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보다 캐시백 예산이 크게 준 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인천이음카드 결제액은 3조5600억원이었다. 인천시는 캐시백 3434억원(국비 1436억원, 시비 1998억원)을 지급했다. 캐시백 예산 3434억원은 국비와 시비를 2대 3 비율로 분담해 마련했다. 인천시는 올해도 지난해만큼의 캐시백을 지급하기로 하고 정부에 국비를 요청했으나 올해 정부 본예산에 반영한 것은 727억원 뿐이다. 지난해 국비와 비교하면 709억원이 줄었다. 사실상 국비 지원액이 반 토막 난 셈이다.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
정부는 지자체 주도로 지역화폐 사업을 추진하라고 통보한 상황이어서 인천시가 자체로 재원을 더 마련하던지, 인센티브를 대폭 줄이거나 사업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던지 운영방식에 변화를 줘야 할 상황이다.

인천시는 올해 자체 예산으로 캐시백 1700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국비 727억원을 합하면 2427억원이다. 올해 이음카드 결제액은 5월 말 기준으로 2조306억원이고 캐시백은 1700억원을 지급했다. 5개월 만에 올해 캐시백 예산(2427억원)의 70%를 소진한 셈이다. 이러한 추세로 가면 8월에 캐시백 예산이 바닥날 수 있다. 인천시는 다음 달까지는 캐시백 예산이 남아 있어 문제가 없지만 하반기(7~12월) 이음카드 정책 유지를 위해서는 추가경정예산으로 운영 예산을 더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 경제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이음카드 운영 방식의 변화를 두고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이희환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대표는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캐시백 10% 유지가 필요하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캐시백을 주는 것이니 정부가 국비를 추가 지원해야 한다”며 “이음카드는 인천 내 소비를 활성화해 소상공인에게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코로나19와 상관없이 10%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나 정부가 국비를 줄였기 때문에 캐시백 10% 유지가 어렵게 됐다”며 “인천시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고 다른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캐시백 비율을 2~5%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국비가 줄어든 상황에 10% 유지냐, 하향이냐를 일방적으로 정할 수는 없다”며 “캐시백 지급 비율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 당선인 측은 “이음카드 정책에 대해 새로 정한 것은 없다”며 “유 당선인이 취임하면 종합적으로 검토해 방향을 잡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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