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선주들, 대러제재 시행전 러시아 원유 선적 경쟁

연말 러 원유금수조치 시행 앞두고 러 원유 활발히 수송
중국·인도 러 원유 수입 급증…"러, 제재 타격 없을 것"
中, 유럽 유조선주에 중국 국적 유조선 구매 권유도
  • 등록 2022-07-18 오전 11:17:15

    수정 2022-07-18 오전 11:17:15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유럽의 유조선사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부지런히 중국과 인도 등으로 실어나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금수조치에 합의했지만, 제재 발효 전에 충분한 물량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유럽 유조선사들은 올해 연말 러시아 원유에 대한 금수조치가 시행을 앞두고 러시아산 원유를 부지런히 실어 나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AFP)


에너지정보제공업체 볼텍사에 따르면 6월 하루 평균 113만배럴의 러시아산 원유가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는 2월 하루 평균 67만배럴에서 2배 가까이 증가한 양이다. 인도는 지난달 하루 약 100만배럴의 러시아 원유를 수입했는데, 올해 1~2월만 해도 인도는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거의 수입하지 않았다.

유럽 유조선사들은 오는 12월 5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EU의 금수조치가 시행되기 전에 가능한 많은 러시아산 원유를 선적하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EU는 지난 5월 30일 대(對)러시아 6차 제재안의 일환으로 올 연말까지 해상 운송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 중단을 합의했다. EU가 수입하는 원유 중 약 36%가 러시아산이며, 이 중 90%가 선박을 통해 운송된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 등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로 러시아 원유 수출이 집중되면서 제재 효과가 크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데이비드 웨흐 볼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미국이나 EU로 수출하지 않고도 모든 원유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계업체들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의 3분의 1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는 그리스 유조선사들은 5~6월 러시아 원유 물량의 절반가량을 수송했다. 해운시장조사기관 로이드 리스트 인텔리전스는 그리스 선박이 흑해와 발트해에 위치한 러시아 항구에 151차례 기항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89차례에 비해 70% 급증한 수치다.

유럽 선주 2명은 중국 유조선 운영업체로부터 6척의 유조선을 구매 제안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 국적의 유조선을 가지고 있으면 대러 제재가 발효 이후에도 러시아산 원유를 수송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전 러시아 원유 수출량의 약 80%는 EU, 미국, 일본, 한국 등이 차지했다. 에너지정보제공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의 서부 유럽으로의 수송량은 전쟁 발발 이후 3분의 2가 감소해 하루 40만 배럴로 떨어졌다. 대신, 중국과 인도와 같이 대러 제재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들로 원유 수송물량이 집중되고 있다.

석유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중동, 미국,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석유에 비해 배럴당 40달러나 낮은 가격으로 원유를 판매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여 정제한 후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식으로 이익을 취하고 있다. 특히 값싼 러시아 원유는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에 매력적일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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