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전 세계적인 전동화 전환과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완성차 업계의 재편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주요 시장이던 유럽과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급감한 반면 경쟁은 심화하면서 주도 브랜드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차·기아가 입지를 넓힐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 올해 4분기 유럽 시장 겨냥 예정인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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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선진 시장으로 꼽히던 유럽·미국 완성차 시장에서 재편 흐름이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달 유럽에서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전년 동월 대비 43.9% 감소한 9만2627대로 집계됐다. 독일(-68.8%), 프랑스(-33.1%) 등 전기차 주요 판매국에서 감소 폭이 컸던 영향이다. 미국 역시 3분기 전기차 판매 성장 폭이 둔화했다. 미국 자동차 조사전문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미국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 늘었다. 직전 분기 성장률이 11.3%인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줄었다.
반면 시장 경쟁은 격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EV볼륨즈에 따르면 올해 1~8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 브랜드는 테슬라로 시장 점유율 10.9%를 기록했고 BMW(10.1%), 메르세데스-벤츠(8.8%), 볼보(8.5%) 등이 상위 브랜드로 꼽혔다. 하지만 절반 이상(55%)을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기타 브랜드가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열한 경쟁 속 전기차가 브랜드 경쟁력의 열쇠가 된 상황에서 업계는 현대차그룹의 입지 강화를 예측하는 분위기다. 특히 유럽에서 8월 시장 점유율이 0.4%포인트 오른 8.4%를 기록했고, 미국에서는 한 달만에 전기차 판매를 플러스 전환하는 등 ‘선방’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전략형 전기차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올 4분기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을, 기아는 EV3를 각각 유럽에 출시한다. 대형 SUV 수요가 높은 미국에서 현대차는 아이오닉 9을 선보인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점유율 순위에 있어 추가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판매량 증가가 핵심”이라며 “양사 기준 현대 전기차 판매량은 월간 6000대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경우 전기차 침투율이 15%에 달하고 있어 실제 전기차 판매량을 미국보다 빠르게 늘릴 수 있다”며 “기아는 유럽에 특히 공격적으로 전기차 투입을 계획 중”이라고 봤다.
| 현대차·기아 양재 본사. (사진=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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