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사태 해결됐나" 묻는 기자에 北리선권 "어디 소속이오"

北 일방취소 뒤 재개된 남북 고위급회담
리선권, 기자에 "시대적 요구 부합해 질문도 달라져야"
"JTBC는 손석희 선생이랑 잘하는데 왜 그런 질문하나"
  • 등록 2018-06-01 오전 11:05:55

    수정 2018-06-01 오전 11:11:29

1일 오전 판문각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판문점=공동취재단·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을 맡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일 우리측 기자단의 질문에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날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집에서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렸다. 당초 지난달 16일 예정됐던 고위급회담은 북측이 ‘맥스선더 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며 일방 취소한 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2차 정상회담 이후 이날 재개됐다.

이날 고위급회담의 북측 단장을 맡은 리선권 위원장은 앞선 회담 취소와 관련한 우리측 기자단의 질문에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리 위원장은 앞서 회담 취소 이튿날인 지난달 17일 “고위급 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 위원장은 이날 회담에 앞서 엄중한 사태는 해결됐다고 보는지를 묻는 우리측 기자단의 질문에 잠시 정적한 뒤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질문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라며 “엄중한 사태가 어디서 조성된 걸 뻔히 알면서 나한테 해소됐냐 물어보면 되나”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이어 “명백한 건 기자선생들이 앞으로 질문도 많이 할 수도 있다 생각한다”며 “그러나 시대적 요구에 부합되게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북남 수뇌 상봉도 열리고 판문점 선언도 채택된 이 마당에서 또 이 분위기에서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다시 말하면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는 측면에서 질문이 진행되고, 불신을 조장시키고 오도할 수 있는 질문을 하면 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리 위원장은 또 질문을 한 기자에게 “어디 소속입니까”라며 소속을 묻기도 했다. 이에 기자가 “JTBC이다”고 답하자 리 위원장은 “JTBC는 손석희 선생이랑 잘하는 거 같은데 왜 그렇게 질문하오. 앞으로 이런 질문은 무례한 질문으로 치부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 위원장은 또 이날 회담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서 회담을 하려고 왔는데 어떻게 될건지 뻔하지 않나”며 “아주 잘될게 분명하지. 기자 선생들은 잘 안되길 바라오”라며 되묻기도 했다. 리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도 “그건 저기 싱가포르에 날아가소 질문하소. 여긴 판문점”이라고만 답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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