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채권’ 30조원 육박, 위안화 영향력 키우는 中[e차이나]

위안화 표시 채권, 올해 발행 규모 전년대비 25% 증가
상대적으로 금리 낮아, 외국계 발행 비용 절감 이득 커
시진핑, 아프리카 국가에 “中 판다보드 발행 지원할 것”
  • 등록 2024-09-11 오전 10:54:37

    수정 2024-09-11 오전 10:54:37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외국의 기관·기업이 위안화로 발행하는 채권인 ‘판다본드’ 시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중국에서 채권을 발행해 조달 비용을 줄이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중국에서는 이를 계기로 위안화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분위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9월 9일 기준 올해 판다본드는 81건 발행됐으며 발행 규모는 1427억위안(약 2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액인 1145억위안(약 21조6000억원)보다 25%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판다본드 발행 규모는 2022년 850억7000만위안(약 16조원), 2023년 1554억5000만위안(약 29조3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2000억위안(약 37조7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다본드란 외국계 기관·기업이 중국 본토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이다. 기업들이 판다본드를 발행해 중국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중국의 상징적인 동물인 판다의 이름을 붙였다.

판다본드 발행이 늘어나는 이유는 미국 등 다른 나라와 중국간 금리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중국의 채권 발행 금리가 낮기 때문에 위안화 채권을 발행하면 미국 등보다 발행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쥐펑투자고문의 딩전위 선임투자고문은 “위안화 자금 조달 비용 우위는 상당하며 해외 발행사에 매우 매력적”이라며 “중국이 은행간 채권 시장과 거래소 채권 시장에서 판다본드 관리 규칙을 통일하는 등 발행 환경을 최적화하기 위한 일련의 정책을 도입한 것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판다본드 발행이 증가하는 것을 두고 위안화의 국제화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린셴핑 중국도시전문가싱크탱크 사무부장은 “판다 채권의 대규모 발행은 중국 채권 시장의 개방성과 국제적 영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며 이를 통해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달러대비 위안화 가격이 상승하고 중국과 밀접한 국가들의 위안화 결제가 높아지면서 세계적으로 위안화 비중은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결제 통화 순위에서 4위를 차지한 위안화는 비중은 전월 4.61%에서 4.74%로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국경간 거래에서 사용한 위안화 결재액 규모가 지난해 40% 수준서 올해 7월 53%까지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달초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와 공동체 구축을 강조했는데 이때 판다본드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아프리카에 총 3600억위안(약 68조원) 규모 재정을 지원하겠다며 아프리카가 중국에서 판다본드를 발행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판다본드를 발행함으로써 위안화 중심으로 경제 협력 체계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딩전위 고문은 “판다본드 발행이 중국 채권 시장의 추가 발전과 위안화의 국제화를 촉진하고 외국 기업에 중국 시장에서 자금 조달 채널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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