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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이 3차례에 걸친 검찰 소환조사를 마쳤지만 조서검토는 아직 끝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초 이번주 안으로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하려 했지만 그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양 전 원장은 전날 오전 9시 2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비공개로 출석해 정오 때까지 3차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양 전 원장은 이후 오후 11시까지 지난 14일의 2차 조사에 대한 피의자 신문조서를 확인하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원장은 지난 11일과 14일, 15일 등 3차례 검찰에 나왔다. 검찰은 “더 이상 소환계획은 없다”며 양 전 원장 대면조사를 마무리했다.
양 전 원장은 전날 장시간에 걸쳐 조서를 살펴봤지만 아직도 조서 검토를 다 끝내지 못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에 대해 양 전 원장에게 ‘오늘 출석해 조서열람을 마무리해달라’ 요청했지만 양 전 원장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원장은 추후 검찰에 다시 나와 조서검토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양 전 원장은 지난 11일 첫번재 조사의 진술조서를 검토할 때도 상당한 시간을 들였다. 그는 11일 오후 8시40분쯤 대면조사가 일단 끝나자 이후 3시간 넘게 본인의 조서 내용을 살펴봤다. 양 전 원장은 이어 토요일인 12일 오후 검찰에 다시 나와 자정 무렵까지 신문조서를 열람했다. 양 전 원장은 지난 11일 약 11시간 동안 대면조사를 받고 조서열람에는 13시간 넘게 쓴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원장은 3차례의 검찰 조사에서 일제 강제징용자 소송 지연 등 재판개입과 법관 인사 불이익 등 핵심 혐의에 대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는 물증에 의해 사실관계가 명확한 부분도 “실무진이 알아서 했다”거나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피해간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원장이 조서열람에 시간을 끌면서 검찰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양 전 원장이 이번주 17~18일 검찰에 다시 나와 조서열람을 마치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은 휴일인 19~20일을 지나 다음주 초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로선 양 전 원장이 명백한 물증과 관련자 진술에도 불구하고 혐의부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구속영장 청구로 가닥을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