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은 서울·수도권의 가격 안정과 지방 집값 하락폭 확대로 전국 주택 가격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적으로는 경기 침체와 정부의 잇따른 규제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가격과 거래, 공급이 동반 하락하는 본격 조정기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9일 ‘2018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을 통해 올해 하반기 전국 집값이 0.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등 수도권은 집값이 0.1% 오르겠지만, 지방은 0.8% 내릴 것으로 점쳐졌다.
주산연은 올 상반기를 ‘정책 발아에 따른 주택시장 조정국면기’로 진단하고, 하반기는 불안한 상승 압력이 크게 낮아지면서 수도권 중심의 안정적 하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방의 경우 △수급 조정에 따른 하방압력 △지역기반산업의 지속적인 침체 △아파트 전세가격의 하락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경착륙 및 역전세 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주산연은 또 아파트값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으나, 단독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를 상쇄해 전국 주택 가격 하락 수준은 현장에서 체감되는 수준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전세가격은 상반기보다 하락폭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1.2%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가격 하락으로 시장에서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과 전세금에 대한 주거 불안이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주택 매매 거래는 지방의 거래 감소가 두드러진 가운데, 하반기에 전국적으로 41만 건 정도의 거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거래 물량을 고려할 경우 올해 약 85만건(2017년 약 95만 건 대비 약 10% 감소)의 주택 매매 거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은 큰 폭의 물량 감소가 예산된다. 하반기 인허가 물량은 26만7000가구, 착공 21만8000가구, 분양 15만5000가구, 준공 34만5000가구 등 총 98만5000가구로 전년 대비 최대 50% 물량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주산연은 분석했다.
주산연은 하반기 주택시장 5대 영향 변수로 △대출 규제 △금리 △입주량 △가계 부채 △재건축 관련 규제 등을 꼽았다. 입주 물량 급증 지역 중심으로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서울의 상승폭이 크게 둔화되면서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연구실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국지화·양극화가 강화되는 만큼, 하반기에는 시장이 경착륙하지 않고 수도권의 안정화 기조가 유지될 수 있도록 주택·부동산 규제의 속도와 강도를 조정해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지방 입주 예정자의 입주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주택 금융 규제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