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민주화 사태와 일본의 대지진 등 돌발 변수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을 전망이지만 가격 인하와 예고된 과징금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고스란히 토해내야 할 판이다.
◇ 가격인하 비용부담 7000억~8000억원 전망 3일 SK에너지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리터(ℓ)당 100원씩 인하하기로 하면서 GS칼텍스 등 나머지 정유 3사도 조만간 후속 인하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관련기사 ☞ `정부 압박 通했다` SK에너지, 휘발유·경유 가격인하)
당장 해당 3사의 주유소들이 SK에너지와 유사한 형태의 가격 인하 조치를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 SK주유소의 가격 인하로 경쟁 주유소의 매출 감소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품질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석유제품의 특성상 가격 차이를 브랜드와 고객 충성도만으로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현업에서 이번 SK에너지의 조치와 관련한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S-Oil 관계자도 "대응책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SK에너지는 소비자들이 직접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ℓ당 100원씩 기름값을 보전해주는 형태의 할인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증권가에서는 나머지 정유 3사가 SK에너지와 유사한 가격 인하를 실시할 경우 정유업계 전체적으로 7000억~8000억원 가량의 비용부담이 있을 것으로 봤다.
공정위로부터 과징금도 예고돼 있어 정유사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최근 정유사들에 원적지 관리 등의 담합 혐의로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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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기름값이 올라 이익날 때는 폭리를 취한다며 여론이 집중되지만 갑자기 급락해 손실이 날 경우 그 손실은 누가 보전해주냐"며 하소연했다.
한편 이번 가격 인하 조치로 3개월여간 정부의 압박에 시달렸던 정유업계는 가격 인하 압박으로부터는 어느정도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3개월간 가격 비대칭성과 결정구조 등을 조사, 분석해온 정부의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팀은 오는 6일 유가 안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오는 5월 중순께 전원회의를 열어 정유사들의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인지 여부와 검찰 고발 여부, 과징금 부과 등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정유사들의 이번 가격 인하 조치로 과징금이 경감되는 등 제재 수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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