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아마존 등 거대 이커머스 기업들에 고객을 뺏기며 자존심을 구긴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한다. 점포망을 촘촘히 갖춰 소비자들이 실물을 보고 쇼핑할 수 있는 장점을 부각하며 아마존닷컴 등 전자상거래 기업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 (사진=월마트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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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는 향후 5년간 미국 전역에 150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새로 열고, 1년 안에 기존 매장 650곳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한다고 지난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월마트는 지난 2022년 이후 신규 매장을 개설하지 않았다.
월마트는 현재 미국 내 약 46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인의 90%가 집에서 약 16km 이내 거리에 월마트를 방문할 수 있을 만큼 촘촘한 매장망이 강점으로 손꼽힌다.
월마트는 점포 접근성을 지금보다 더 높여 아마존닷컴 등 전자상거래 대기업에 맞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전환하면서 오프라인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지속하는 가운데 양호한 실적을 달성하고 있는 점도 오프라인 사업을 확대한 배경으로 꼽힌다. 타겟 등 다른 소매 체인의 기존점 매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월마트는 절약형 소비 수요를 흡수하며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월마트는 이커머스를 계속 확대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투자도 이어갈 방침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올 봄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와 조지아주에 각각 1개씩 새롭게 문을 열 계획이다. 신선식품 등을 중심으로 한 중형 매장으로, 이커머스에에 비해 우위에 있는 식품 등의 판매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리뉴얼 매장은 전기자동차 급속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접근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가구 등 고객이 직접 상품을 접할 수 있는 전시 코너도 강화한다. 실물을 직접 보고 쇼핑이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살릴 계획이다.
존 파너 월마트 미국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미국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며 “건설과 리노베이션을 통해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사회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