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옥션 공개매수 배경은(종합)

-옥션에 대한 공격 투자 가능성
-100% 자회사 편입후 나스닥상장 추진설도
  • 등록 2003-11-17 오후 3:16:22

    수정 2003-11-17 오후 3:16:22

[edaily 정태선기자] 옥션의 최대주주인 이베이가 옥션(043790)의 나머지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통해 코스닥 등록 취소를 추진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공개 매수에 대해 ▲옥션 주체의 대형 M&A 등 공격적인 투자확대 목적 ▲100% 자회사 편입 후 나스닥 상장 추진 등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 이런 가능성들이 순차적으로 연결되면서 진행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베이가 옥션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다면 국내 경매시장 등 인터넷쇼핑몰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돼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이번 공개매수는 국내 인터넷기업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베이가 옥션의 현재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공개 매수할 정도로 국내 인터넷기업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배경은 = 이베이의 이번 방안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온라인 경매시장에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글로벌시장을 재편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소액주주 등 시장의 간섭이 없어야 탄력적이고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펼칠 수 있고, 이러한 사전작업이 옥션 지분 100% 확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옥션이 대규모 M&A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이베이가 지배력을 확대, 등록을 취소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옥션은 그동안 온라인 경매시장을 독점하면서 승승장구해 왔지만 온켓이나 다음과 같은 새로운 경쟁자들의 진입하면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었다. 이재현 옥션 사장은 "국내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대규모의 M&A를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적당한 인수대상자를 찾지 못했다"며 "옥션의 기존사업과 시너지를 낼수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이베이가 옥션을 나스닥시장에 공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인터넷 경매업체인 옥션의 경우, 외국인들이 수익모델을 쉽게 이해하고 있는 데다 국내시장 점유률이 높고, 수익성을 확보한 만큼 나스닥시장에서도 주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베이가 현재 50% 넘는 옥션의 지분을 확보한 만큼 현 시점에서도 일부 주주의 반대가 있더라도 옥션의 다른 업체 M&A를 감행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4400억원의 대규모 투자까지 감행하면서 옥션 지분을 매입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나스닥 상장설이 설득력을 얻는 배경이다. 이베이를 포함해 외국인 지분율이 90%에 가까운 옥션은 코스닥시장에서 `인터넷 4인방`으로 불리며 인지도를 쌓았지만 거래물량이 적어 인지도에 비해 관심종목에서 제외돼 왔다. 이베이가 옥션을 나스닥에 공개할 경우, 이베이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거둘수 있고, 공개매수금액인 4400억원을 나스닥시장에서 다시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국내 업계 영향 = 국내 온라인 경매시장 등 인터넷쇼핑분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옥션이 경매분야에 한정짓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인터넷쇼핑사업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옥션은 기존 인터넷쇼핑몰과 동일한 방식의 `고정가방식`과 인터넷쇼핑몰에서 운영하는 소호몰과 같은 `몰인몰` 등의 방식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 130억원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이베이의 대규모 투자가 실시될 경우, 옥션은 온켓 다음 등이 도전해 오고 있는 국내 온라인 경매시장을 수성하고 해외시장에서 이미 수익성을 검증받는 중고자동차매매시장 등을 새롭게 개척해 나가면서 인터넷쇼핑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방위적인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업종 주가 레벨업 계기"= 전문가들은 이베이의 대규모 투자가 국내 인터넷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다음(035720), NHN(035420), 네오위즈(042420) 등 인터넷기업들의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야후와 같은 글로벌기업들이 의사결정이 늦거나 현지화 작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발빠르게 움직이는 국내 토종 인터넷기업들에 밀리는 현상을 감안할 때 옥션이 이베이의 100% 자회사로 전환할 경우 부작용도 함께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보증권 김창권 연구원은 "이베이가 옥션의 현재 주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주식을 매입한다는 것은 국내 인터넷사업의 잠재력과 성장성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내년부터 인터넷기업의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인터넷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 허도행 연구원은 "야후코리아 등 글로벌기업들은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세계 어느시장보다도 빠르게 발전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데 밀리는 입장"이라며 "옥션의 경우도 이베이의 100%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글로벌기업들이 국내에서 겪는 문제점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공개매수 일정 = 이베이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이베이 KTA는 옥션 주식을 최대 639만주(49.99%)까지 공개매수한다. 지분 49.99%는 이베이KTA의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다. 따라서 이번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완료되면 이베이KTA는 옥션 지분 100%를 갖게 된다. 공개매수가격은 주당 7만원이며 오는 21일부터 내달 10일까지 LG증권에서 신청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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