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전자기파를 활용, 세균·바이러스를 판별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아주대는 안영환 물리학과 교수팀이 이러한 연구성과를 거뒀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전승원 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 박사과정생도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6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전자기파의 일종인 테라헤르츠파(THz)를 활용, 세균·바이러스 등 미생물을 감별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유전자증폭(PCR)검사보다 신속·간편하게 병원균을 감별해낼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미생물분야 진단의학 연구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통상 박테리아·바이러스 등의 병원균은 선택적 검출에 필요한 특성을 갖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유해 균의 선택적 검출을 위해서는 특정 파장에서 발광하는 형광 표지자(염료)를 사용하거나 유해균 대상물에 반응하는 항체를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주대 연구팀이 개발한 새 기술을 활용하면 특정 시약이나 염료 없이도 신속한 감별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미생물 유전율이 변한다는 가설 하에 THz파 메타센서를 제작, 미생물의 고유 지문을 도출해 내는 데 성공했다. 생장 단계별로 급변하는 유전율 양상이 미생물 고유의 특징을 반영하기에 가능했다.
특히 연구팀은 대장균·포도상구균·녹농균·효모 등의 병원균에 대해 고유의 지문 데이터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예컨대 대장균과 유산균이 섞여 있는 시료에서 두 개체를 성공적으로 분리, 두 종 이상의 미생물이 섞인 경우에도 이를 각각 검출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 안영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균과 바이러스 같은 병원균을 특정 시약이나 표지자 없이 감별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감도·정밀도를 향상시켜 현장형·실시간 진단 센서로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