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물가정점 당겨져도 인상 기조 이어간다…내년은 연말께 판단"

한국은행 8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2.50%로 인상
연 물가 5.2%로 대폭 상향 조정해 물가 대응 지속 예고
성장률은 올해 2.6%, 소폭 조정…소비가 예상보다 좋아
  • 등록 2022-08-25 오후 1:41:31

    수정 2022-08-25 오후 1:41:31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기준금리를 2.5%로 0.25%포인트 인상 발표했다. 동시에 국내 소비자물가 정점이 유가 하락 등으로 7월로 앞당겨진다고 해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던졌다. 물가 정점 시점은 한 두달 앞당겨 질지언정 내년 초까지 5%대 높은 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 오름세도 이어질 수 있단 예상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다음은 이날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긴축 의지가 크다. 한미 금리 격차로 환율 추가 상승, 자본 유출 위험은 없나.

△이번에 25bp를 올리면서 한미 금리가 같은 수준이 됐는데, 9월 미국이 금리 올리면 역전될 것이다. 그러나 금리 격차와 자본유출, 환율 움직임이 기계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과거 데이터를 보더라도 1%포인트 수준으로 한미간 금리 격차가 벌어졌을 때도 자본유출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기준금리 결정에 환율 변동성 고려했나.

△최근 원화가 큰 폭으로 약세된 것은 사실이다. 쏠림이 없는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는지 모니터링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몇주 동안은 다른 나라 통화보다 빨리 오른 경우가 있어 개입한 것이다. 최근의 환율 변동 배경은 잭슨홀 미팅에서 있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 등에 모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고 중국 경기부양책의 효과, 유럽 에너지 가격의 변화 등 대외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메이저 국가들의 환율이 절하되는 단기 변동성이 크다. 이번 금리 결정에 환율 급등을 반영하진 않았다. 그러나 최근의 원화 절하 압력을 막는데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은이 환율을 걱정하는 것은 원화 절하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중간재 수입하는 기업들의 가격 변수 우려다.

-물가 정점 예상 시기 변화는 없는지 궁금하다. 환율 변화에 따라 정점시기가 늦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물가 수준의 정점이 3분기 말, 4분기초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8월 물가가 7월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데 그 이후의 흐름은 지금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물가가 정점을 지난다고 하더라도 내년까지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이유에서 올해 물가수준을 5.2%로 상향 조정했다. 올 하반기 물가 상승률은 평균적으로 5.9% 유지될 것으로 본다. 그래서 아직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는 없다. 앞으로는 경기하방 측면의 불확실성과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 결정을 보면서 0.25%포인트를 올릴지, 아니면 달리 조정할지를 봐야한다.

-향후 물가나 성장률이 전망 경로를 벗어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대규모 실업 등 경기 경착륙 수준까지 가야 물가가 잡힐지 묻고싶다.

△현재는 7월 전망치와 크게 다르지 않아 올 연말 기준금리가 2.75~3.0% 수준일 것이란 시장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본다. 전망 경로에서 벗어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커서 답하기 어렵다. IMF 역시 10월 전망치 발표때 이례적으로 시나리오별 수치를 낼 것이라고 들었다. 성장의 반기 전망을 보면 올 하반기엔 2.4%, 내년 상반기 1.7%를 기록하고 또 내년 하반기 다시 2.4%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률은 큰 차이가 없거나 소폭 낮아지더라도 물가가 안내려오면 물가를 우선 잡는 것이 실질 소득을 확보하고 경제를 긍정적으로 이끄는 정책이라고 본다. 실업 등 경기 경착륙 문제는 우리가 연준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미국 경기가 경착륙하고 중국 경기도 더 나빠지면 이는 통제할 수 없는 외부충격이다. 다만 그런 상황이 아직 없다고 보면 지금 우리는 임금이 오르고 물가로 전이되기 시작되는 단계라 금리를 올려 기대인플레이션을 조정하면 경기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통화정책 금리 인상 기조 이어짐으로 인해 가계부채 부실도 같이 커지고 있지 않은가.

△가계부채는 중장기적으로 리스크를 지고 갈 영역다. 부동산에 투자한 고소득자가 겪는 고통은 불가피한 일이다. 취약차주가 문제는 정부 재정과 협력해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가계부채 구조 중 변동금리 비중이 80%에 달하는데 이를 고정금리로 옮기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한덕수 총리가 올해 성장률을 2.3%로 예상하는 등 인식 차이가 있는데, 정부와의 공조 상황 어떤가.

△2.3% 수치는 유가 하락이나 소비의 예상 외 호조 등 데이터가 나오기 이전의 수치인 것 같다. 유가가 2개월 연속 떨어졌고, 예상 밖으로 소비도 좋아서 올해 2.6%로 성장을 전망했다. 정부 정책과 한은 정책이 일관성 있어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초반 소상공인 지원으로 추경 늘었지만 전체로 보면 작년에 비해 재정도 긴축으로 돌아섰다.

-한은 전망대로라면 물가가 3년째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고 그 이전 8년 간은 목표치를 크게 하회했는데 물가 목표제 의미가 있나.

△단기적으로 꼭 2.0%에 맞추겠다는 것보단 중장기적 관점에도 봐야한다. 5년, 10년 중장기 기대물가 수준은 2% 수준으로 잘 안착되어 있다.

-기준금리 최종 수준과 그 이후 방향이 궁금하다.

△2.5%는 중립금리 중간 정도로 온 거 같은데 물가가 당분간 5% 이상 높은 수준 유지되면 상단으로 가면서 물가 오름세를 꺾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당분간은 금리를 올린다고 명확히했고, 그 이후 그러니까 내년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 9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중국 전당대회, 미국 중간선거 등 외부 변수가 많다. 연말 이후론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투자한 사람들은 자기책임 하에 만약 손실이 나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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