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개, 호랑이, 앵무새야 고맙고 미안해"

서울대공원 세상 떠난 동물들의 넋 기리는 '위령제'
홈페이지서 온라인 추모도 가능
  • 등록 2020-10-28 오전 11:15:00

    수정 2020-10-28 오전 11:15:0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대공원은 오는 28일 오후 2시 제26회 동물 위령제를 연다고 밝혔다. 위령제는 동물원내 남미관 뒤편 위령비 앞, 홈페이지에서 함께 열린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물개 ‘마음이’.(사진=서울대공원 제공)


올해 위령제에서는 물개 ‘마음이’, 시베리아호랑이 ‘호국’, 맨드릴, 큰유황앵무 등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숨을 거둔 동물들의 넋을 기린다. 물개 마음이는 2013년 7월 울진 앞바다에서 구조된 후 같은 해 12월 서울대공원으로 반입됐다. 사고 후 앞을 못보게 된 마음이는 서울대공원의 보살핌 속에 건강을 되찾았지만 지난 3월 노령으로 폐사하였다. 시베리아호랑이 백두, 청자가 2006년에 낳은 3남매 중 한 마리인 호국은 함께 지내는 호랑이들을 챙겨주는 든든한 호랑이였으나 지난 8월 폐사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번 위령제에서는 호랑이 담당 사육사가 추모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을 마련해 떠나간 동물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동물원에서 세상을 떠난 동물들은 야생의 동물들보다 평균 수명이 긴 경우도 있고, 선천적인 질병이나 넘어지는 등의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동물의 폐사 이후에는 부검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물건강과 질병예방, 복지향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8월 폐사한 호국이.


서울대공원 위령제는 창경원 동물원 시절부터 서울대공원과 함께 했던 동물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95년 3월 남미관 뒤편에 동물위령비를 건립하고 제1회 추모행사를 가진 것으로 시작해 이후 매년 열리고 있다.

1996년부터 매년 서울대공원 개원기념일인 5월1일에 동물위령제를 거행했으며 2017년부터는 창경원 개원일인 11월1일에 위령제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대공원장, 동물원장과 각 부서 대표 등 최소 인원이 참석하는 대신 ‘온라인 동물위령제’를 함께 연다. 서울대공원 홈페이지 팝업창과 온라인동물위령제 페이지를 통해서 11월1일까지 댓글로 참여할 수 있다.

어경연 서울대공원 동물원장은 “올해는 온라인 동물위령제 참여로 더 많은 시민들이 생명의 존엄과 소중함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남미관 뒤편 동물위령비 앞에서 직원들이 위령제를 올리고 있다.(사진=서울대공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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