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조정' 수원·용인 각축전.. 영호남은 집안 싸움

분할조정 20개 수도권 대부분..통·폐합 22개 영호남 많아
김무성·이완구·이정현 등 여권 유력인사 지역구 포함 관심
통·폐합 대상 與 12개, 野 10개.. 유불리 예단 쉽지 않아
  • 등록 2014-10-31 오후 2:21:26

    수정 2014-10-31 오후 2:21:26



[이데일리 박수익 정다슬 기자] 헌법재판소가 현행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 인구편차 기준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개 선거구가 ‘분할’, 22개 선거구가 ‘통·폐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의 결정은 당장 2016년 4월 총선부터 적용돼 수도권과 지방 농·어촌지역 선거구에 대폭 변화가 불가피하다. 특히 선거구 조정 대상에 오른 지역구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인 중 여야를 막론하고 유력 중진들도 포함돼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인구 기준 불부합 62곳 중 42곳 실제 대상

헌법재판소가 최대선거구와 최소선거구 인구편차를 ‘3대1’에서 ‘2대1’로 축소해야한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선거구별 상한 인구수는 27만7966명, 하한 인구수는 13만8984명으로 조정된다. 현재 246개 지역구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7만7955명을 넘어서는 곳은 37곳이며 13만8984명이 되지 않는 곳이 25곳이다. 총 62개가 잠정적인 조정 대상인 셈이다.

다만 이들 가운데 20개는 해당 시·군·구 전체인구수와 현행 선거구 개수를 나눠볼 때 일부 동·읍·리를 인접 선거구에 편입하는 등 ‘경계조정’으로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성동구(전체인구 29만7952명)는 현재 갑·을 두 개의 선거구가 있고, 성동구을(13만8011명)이 하한선에 다소 모자라지만 전체인구수를 감안하면 경계조정이 가능한 지역이다.

이러한 지역을 제외하고 선거구 조정이 실제로 유력한 곳은 42곳으로 추산된다. 인구 상한선을 넘어 ‘분할 조정’이 필요한 곳이 20개, 하한선에 모자라 ‘통·폐합 조정’이 필요한 곳이 22개 정도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은 분할조정이 필요한 곳이 14개인 반면 통·폐합 조정이 필요한 곳은 1개에 불과해 ‘격전’이 예고된다.

반면 영남과 호남은 분할조정이 각각 2개와 1개인 반편 통·폐합 조정은 8개와 7개에 달해 수도권과 극명히 대비된다. 충청은 각 3개가 분할, 4개가 통·폐합 대상이며, 강원은 분할지역은 없이 통·폐합만 2개다.

정당별로 나눠보면 ‘분할 조정’ 대상은 새누리당 소속 9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11개다. ‘통·폐합 조정’ 대상은 새누리당 12개 새정치민주연합 10개다. 종합해보면 정당별로는 유불리가 극명하게 갈리지는 않는 셈이다. 통·폐합 조정 대상이 많은 영·호남의 경우 선거구 조정이 실제 이뤄지더라도 정당지지도를 고려하면, 당내 공천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새로운 선거구가 다수 생겨날 수도권 역시 역대 선거 때마다 격전지로 분류돼 어느 한쪽의 유불리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무성·이해찬 등 지역구 포함…수원·용인 경쟁 치열

선거구 조정 대상 지역구에는 유독 여권의 유력 정치인들도 다수 포진해있다. 우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는 13만3053명으로 하한선(13만8984명)에 6000명가량 모자란다. 다만 당대표이자 유력 대선주자급 인지도를 감안하면 실제 선거구 조정이 이뤄지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정치권의 전망이 나온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충남 부여·청양(10만4059명)도 하한선에 3만5000명이 모자라 선거구 조정이 유력한 곳이지만, 역시 당내 충청권 대표주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인접한 지역구의 동료의원들이 걱정해야 할 상황으로 보인다.

‘친박계’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유기준 의원(부산 서구)과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김재원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군)도 인구 하한선에 크게 모자라 조정이 필요한 곳이다.

반면 국회의원을 겸직 중인 황우여 교육부장관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구(30만8104명)는 상한선(27만7966명)을 넘는 단독 선거구이고 꾸준히 인구가 유입된다는 점에서 분할 조정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황 장관이 당 대표를 지낸 5선의원으로 차기 불출마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에서 당내 교통정리가 어떻게 이뤄질 지 관심을 모은다. 7·30재보선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당선된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지역구(전남 순천시·곡성군)도 30만8182명으로 상한선을 초과해 지역구 신설 가능성이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이해찬 전 대표의 지역구인 세종시가 13만8136명으로 인구하한선에 800명가량 모자란다. 그러나 인구유입이 이어지는데다 특별자치시라는 점을 따져보면 실제 선거구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이상민 의원(대선 유성구)와 국토교통위원장인 박기춘 의원(경기 남양주을)의 지역구도 인구 상한선을 초과해 분할 조정 대상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수원시(갑·을·병)와 용인시(갑·을·병)는 각각 3개, 총 6개의 지역구가 인구상한선을 넘어서 선거구 신설이 필요한 지역이다. 이 지역은 특히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편중되지 않고 골고루 포진해 있어 신설 지역구가 나온다면 차기 총선에서 여야의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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